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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은 감독들의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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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은 감독들의 무덤

입력
2012.10.30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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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호(52) 롯데 감독이 전격 사퇴했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하자 책임을 지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롯데는 "양 감독이 지난 24일 장병수 사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사의를 표명했다"면서 "구단은 심사숙고 끝에 사퇴 의사를 수용키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양 감독은 2010년 10월 롯데의 14대 감독으로 부임했다. 계약 기간은 3년으로 내년 시즌까지 사령탑을 맡기로 돼 있다. 하지만 구단이 원한 한국시리즈 우승을 실현시키지 못하면서 도중하차하게 됐다.

배재후 롯데 단장은 이날 "SK와의 플레이오프가 끝난 다음날(23일) 양 감독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다음날엔 장 사장과 만나 같은 입장을 재차 전달했다"며 "아시아시리즈가 남아있지만 감독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통화에서 "프로는 성적으로 말한다. 객관적인 전력을 떠나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한 데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며 "9월 들어 부상 선수가 속출하면서 올 시즌 힘들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당시 구단에게 이미 '우승 못하면 시즌이 끝난 뒤 책임지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양 감독은 올 시즌 이대호(오릭스) 장원준(경찰청)이 빠진 상황에서도 호성적을 냈다. 5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했고, 플레이오프에서는 아쉽게 SK에 무릎을 꿇었다. 거액을 주고 FA로 영입한 정대현과 이승호는 사실 정규 시즌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지난해부터 양 감독이 천명한 작전 야구와 불펜 야구가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우승에 실패하자 큰 부담감에 짓눌렸던 것으로 보인다. 장 사장은 시즌 초부터 "프로야구 구단이 20년 넘게 우승하지 못하면 존재 가치가 없다"면서 감독과 선수단을 압박했다. 시즌 중에도 몇 차례 우승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다수의 야구인들은 자진 사퇴가 아닌 경질에 무게를 두고 있다. 양 감독과 장 사장은 지난 24일 면담을 가진 뒤 "아시안시리즈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자"며 의기투합했다. 두 명의 외국인 투수를 제외한 베스트 라인업을 구성, 우승을 목표로 내걸기도 했다.

하지만 불과 일주일 만에 사퇴 발표가 나오며 선수단은 충격에 휩싸였다. 구단은 "양 감독이 오늘 다시 사퇴 의사를 밝혀 받아들였다"고 했지만 양 감독은 일본에 가 재팬시리즈를 지켜봤고, 팀의 첫 훈련이 시작된 29일부터 사직구장에서 선수단의 컨디션을 점검했다.

배 단장은 이날 "양 감독의 내년 연봉은 보전해 준다. 마지막 배려이자 예의"라고 했다. 하지만 통상 자신 사퇴한 감독의 연봉은 보전하지 않는다. 경질 통보를 받는 감독의 잔여 연봉만 보전해주는 것이 야구계의 관례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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