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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0월 31일] 원전 안전성 검증 지금 수준으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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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0월 31일] 원전 안전성 검증 지금 수준으론 안 된다

입력
2012.10.3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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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의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가 29일 밤 발전기의 보호계전기가 잘못 작동돼 터빈이 정지, 가동이 중단됐다. 월성 1호기의 가동 중단은 바로 전날 경북 울진원전 2호기가 터빈 증기 공급ㆍ제어장치 이상에 따른 가동 중단에 이은 것으로 올 들어 벌써 9번째다.

두 원전의 고장이 방사능 누출 우려를 부르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다. 대신 올 겨울 전력수급 차질 우려를 부르고, 원전 안전관리에 대한 국민 신뢰를 더욱 떨어뜨렸다. 크고 작은 원전 고장으로 국민의 눈길이 곱지 않은 마당에서도 운영주체인 한국수력원자력의 대응 태세에 허점이 없었는지를 거듭 묻고 싶다.

두 원전 가운데 월성 1호기의 고장은 한결 복잡한 문제를 불렀다. 대표적 노후 원전의 하나인 월성 1호기는 11월20일의 설계 수명 종료를 앞두고 '수명 연장'이 추진돼 왔다. 그런데도, 더구나 6월 23일부터 한 달 이상 계획예방정비를 하고도 겨우 석 달 만에 또 고장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10년 수명 연장 전망은 많이 흐려졌다. 한수원은 2009년 12월에 이미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안전성평가 보고서를 제출해 수명 연장 의욕을 분명히 했지만, 잦은 고장에 비추어 원안위의 심사는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다.

지역 환경단체와 주민들이 안전성에 의문을 표시하며 수명 연장 반대 운동을 펼쳐온 마당이기도 하다. 원안위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7,000억 원을 들여 대대적 설비개선 작업을 마치고도 이런 허점을 드러낸 만큼 결코 가벼이 넘기기 어렵다. 수명 연장을 위한 안전성 심사를 형식적 통과의례로 여기는 일반적 시각을 의식해서라도 원안위의 안전성 검증은 더욱 엄밀한 잣대가 적용돼 마땅하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여름철보다도 많아지는 겨울철의 전력수요를 메워줄 안정적 전력공급 능력이다. 올 겨울 최대 전력수요는 8.018만㎾에 이르는 반면 공급능력은 8,213㎾에 그칠 전망이다. 예비전력이 200만㎾도 안 되는 상황에서 복수의 원전 고장이 겹치는 비상사태에 대비한 전력수급 태세 정비와 함께 그에 대한 국민적 협조 자세가 어느 때보다 긴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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