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BC 등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야당에 이어 그간 침묵을 지켜오던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까지 지배구조 개선과 사장 선출방식을 투명하게 하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박 후보는 30일 서울 상암동 중소기업DMC타워에서 열린 '100만 정보ㆍ방송ㆍ통신인과 함께하는 박근혜 후보 초청 간담회'에서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을 심도 있게 논의할 공론의 장을 마련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여 실천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통해 "공영방송 이사회가 우리 사회의 다원성을 균형 있게 반영하도록 하고 공영방송 사장 선출도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투명하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는 이어 참석한 체육인 복지법 토론회 뒤 "지금의 공영방송 지배구조와 사장 선출에 문제가 있다고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네"라고 답했다. 공영방송 관련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재천명한 것이다.
그간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는 공영방송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한 사장 선출방식 도입을 주장해왔다. KBS와 MBC 사장 선임 등 주요 사안을 결정하는 KBS 이사회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 구성을 여야 균형을 맞춰 재편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KBS 이사회는 여당 추천 7명, 야당 추천 4명이며 방문진 이사회는 여, 야 추천이 각각 6명, 3명이다. 다수결에 따르면 여당의 의도대로 사안이 결정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KBS 이사회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민주통합당 배재정 의원은 여야 동수로 12명의 이사를 추천하고 '사장후보추천위원회'로부터 사장 추천을 받아 재적 이사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요하는 특별다수결제도 도입 법안을 대표발의 했다. 같은 당 최민희 의원은 여야 동수로 12명, 사내 구성원 2명을 포함한 방통위 추천 3명 등 15명의 이사를 두고 '사장추천위원회'를 통해 사장을 선임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이같은 야당의 요구에 침묵을 지키던 여당에서 박 후보가 처음으로 공영방송 공공성 확보 대책을 제시했지만 반응은 비판적이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이날 논평을 통해 "박 후보가 진정으로 방송 공공성에 대한 신념과 의지가 있음을 보이고자 한다면 지금 당장 해법을 내고 스스로 실천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용마 MBC 노동조합 홍보국장은 "현안인 정부의 언론장악 문제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도 없는 지극히 원론적인 이야기"라고 평가 절하했다.
이에 대해 윤창번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방송통신추진단장은 "토론의 장을 통해 도출되는 방안을 실천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이 중요한 것"이라며 "현재 박 후보가 (공영방송 공공성 확보를 위한)여러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반박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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