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샌디가 미국 경제의 심장 뉴욕을 정면 강타하면서 경제적 피해가 산더미처럼 쌓이고 있다. 뉴욕 금융시장이 연이틀 마비된 데 이어 물류ㆍ관광 산업 등이 타격을 받아 이번 허리케인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최대 450억달러(49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월가가 샌디에 대비한 의무 대피 지역으로 분류되면서 뉴욕의 금융 시장은 사실상 그 기능을 상실했다. AP통신에 따르면 29일 휴장한 뉴욕증권거래소는 30일에도 문을 열지 않기로 했다. 뉴욕 증시는 31일 문을 열 예정이다. 뉴욕증권거래소가 자연 재해로 이틀 연속 휴장한 것은 1888년 눈보라 때문에 뉴욕 시내가 마비된 이후 124년 만에 처음이다. 채권 시장 역시 30일 문을 열지 않는다.
물류 활동도 차질을 빚었다. 미국 3위의 물동량을 갖춘 뉴욕항이 폐쇄됐으며, 미국에서 차량 이동이 가장 많은 뉴저지의 가든 스테이트 고속도로가 물에 잠겨 트럭의 컨테이너 운송이 중단됐다. 국제 화물 운송업체 페덱스는 29일 델라웨어주, 메릴랜드주 등에서 운송 업무를 중단했다. 화이자와 톰슨로이터 등이 실적 발표를 미루고 구글이 새로운 스마트폰 넥서스4의 출시를 연기하는 등 기업 활동에도 차질이 생겼다. 항공편의 전면 결항으로 관광 산업 역시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재해 예측 전문가들은 샌디로 인한 피해가, 지난해 허리케인 아이린 당시 발생한 120억~160억달러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피터 모리시 메릴랜드대 교수는 피해 규모를 350억~450억달러로 예상했고 재해평가전문업체 에퀴캣은 100억~200억달러로 내다봤다. 건물의 침수와 파손이 잇따르면서 미국 보험업계가 허리케인 피해자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금 역시 최대 1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샌디가 잠잠해진 직후 복구를 시작하면 재해로 인한 성장률 감소를 상당 부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크리스토퍼 캐롤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파괴되는 것은 국내총생산(GDP) 계산에 포함되지 않지만 그것을 재건하면 GDP에 포함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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