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쌀 한 톨 크기 알이 전부다. 출근차가 날아오르더니 순식간에 20㎞ 떨어진 회사로 들어선다. 불과 15초 걸렸다. 컴퓨터를 켜고 생각한다. 오늘은 우주선이나 띄워야지"
100년안에 이런 세상이 펼쳐질까.
작가 송양의는 믿고 있다. 그가 30일 펴낸 장편소설'2100년'(월파출판)은 그렇게 적고 있다. '2100년'은 소설이라기보다는 과학이 치밀하게 녹아있는 미래 예측서다.
그는 이 책에 인간이 노후한 신체 장기를 손쉽게 교체하면서 300세 이상 장수하고, 석유나 물 부족 등 현대의 고민도 모두 사라지는 지구촌의 변화를 세세하게 풀어놓았다. 책 갈피마다 독자를 잠시 혼미하게 이끄는 '기막힌 예측'으로 넘쳐난다.
"인간은 영양분 엑기스 덩어리 한 알로 식사를 대체하고, 위장의 허전함은 거품제 한 알로 채웁니다"그는 머지않아 요리사 주방 냉장고 세탁기 등이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인간은 척추와 뇌신경 등 신체 모든 부위를 공장에서 교체할 수 있어 수백년 산다는 게 당연한 진리로 용인되지요"그는 50년 뒤 200살, 100년 정도 지나면 400살도 가능한 시대가 열릴 것 이라고 상상했다.
그의 재기 넘치는 상상력은 얼핏 반신반의하는 독자를 순식간에 사로잡는다.
자동차는 무게가 10㎏이하로 가벼워져 부상열차처럼 지상 50㎙ 위를 시속 1만㎞로 날아 다닌다. 서울-부산은 40초면 도착한다, 휴대폰은 콩알보다 작아져 손바닥에 이식해 사용한다.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는 손가락이 두 배로 커지는 등 기형인간이 대세다. 그에 따라 미의 척도도 변화한다. 세상이 바뀌면서 ▦로봇판매자 ▦유전자식품감별사 ▦인체냉동사 ▦동물언어통역사 등이 새 직업으로 자리잡는다.
"지금부터 100년후 세계를 준비해야 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있을 30년내에 변할 수도 있지요. 이제 노년의 슬픔은 잊어요"
그는 "미래를 예측하기위해 지난해부터 과학자와 인문학자 등 각계 인사 500여명을 찾아다니며 토론하고, 고민했다"며 "독자들과 함께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치고, 도전하면서 밝은 미래를 열고 싶다"고 말했다.
작가 송양의는 금융인으로 정년퇴직한뒤 충남 천안에서 칩거하며 시와 수필, 소설 등을 쉼없이 펴내고 있다. 그는 2010년 한국문인상, 2011년 오늘의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최정복기자 cj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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