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송파구와 영등포구가 지진 발생시 재해 위험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 지역의 토양과 지반 강도, 목조건물 비율, 인구밀도, 인구 대비 병원 및 의사의 숫자, 지진 대피소 숫자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여서 주목된다.
29일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박재영씨의 석사 학위 논문 '서울시 지진재해 위험도 평가'에 따르면 지진이 발생했을 때 자치구별 재해 위험도를 1~100까지의 지수로 분석한 결과, 송파구의 위험도가 48로 가장 높았고, 영등포구(46), 노원구(45)가 상대적으로 지진 위험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구(33), 중구(34), 서초구(36), 강남구(36)는 상대적으로 지진 재해 위험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지진재해위험도는 지진의 위험 요소를 ▦위험성(연약지반 비율, 토양의 액상화 우려 지역 비율, 목조건물 비율 등) ▦노출성(건물수, 거주 인구 등) ▦취약성(6세 미만ㆍ65세 이상 취약 인구 비율, 내진설계규정 등) ▦대응ㆍ복구성(대피소 숫자, 인구 1,000명당 병원수 및 의사수 등)으로 나눠 각 지표를 적용해 산출한 것으로 자치구별로 지진의 상대적인 위험도를 나타낸 것이다.
영등포구와 송파구는 연약지반 비율이 각각 62.5%, 49.3%로 25개 자치구 가운데 1,2위였다. 진동이나 지진의 충격을 받았을 때 모래가 유체처럼 움직이는 '액상화 현상'우려 지역의 비율도 영등포구(18.8%)와 송파구(14.1%)만이 10%를 넘어섰다.
반면 지진재해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종로구와 중구는 지반이 대부분 화강암으로 이뤄져 연약지반 비율과 액상화 우려 지역 비율이 모두 0%였다.
취약성 부문에서는 지진이 발생했을 때 빠르게 대처하기 어려운 6세미만과 65세이상 인구 비율이 높은 강북구(14.9%), 서대문구(14.7%)가 상대적으로 위험한 것으로 평가됐다. 대응ㆍ복구성 부문에선 인구 1,000명당 병원수가 많은 중구(5.2개), 강남구(4.7개), 종로구(3.7개), 서초구(3.1개)가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을 쓴 박재영씨는 "서울도 지역별로 지진재난 위험도가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인 대책이 아닌 자치구별 취약요소에 초점을 맞춰 대책이 세워져야 한다"며 "토양의 강도나 인구 밀도 등 지진발생시 위험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은 당장 대책을 마련하기 어렵지만 위험도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대피소 수를 늘리거나 병원수, 의사수를 늘리는 등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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