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경(56·구속기소) 미래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3억원을 받는 등 총 7억여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상득(77) 전 새누리당 의원이 미래저축은행 퇴출 무마를 위해 권혁세(56) 금융감독원장에게 청탁 전화를 했다는 진술이 법정에서 나왔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이원범) 심리로 열린 이 전 의원에 대한 3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 회장은 "2011년 금감원의 경영진단 과정에서 미래저축은행의 아름다운CC 골프장 문제가 불거져 이 전 의원에게 전화를 해 해결을 부탁했더니 이 전 의원이 다시 전화를 걸어와 '내가 권혁세 금감원장에게 잘 부탁했으니 걱정 말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김 회장은 또 "올해 미래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하기 전에도 이 전 의원을 소개해준 김덕룡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 이 전 의원과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했더니 '이 전 의원이 권 금감원장에게 미래저축은행에 대해 여러 차례 이야기해 뒀으니 직접 찾아가 어려움을 설명해 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2011년 9월 제일저축은행 등 7개 저축은행에 대해 영업정지 처분을 했지만 미래저축은행은 6개월 내 자금 상환을 조건으로 퇴출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미래저축은행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결국 지난 5월 퇴출됐다.
그러나 권 금감원장은 이에 대해 "이 전 의원과 통화한 바 없으며, 미래저축은행 퇴출 유예는 민간 위원으로 구성된 경영평가위원회의 의견에 따른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재판은 저축은행 사태 피해자들의 항의로 여러 차례 휴정되는 소동을 겪었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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