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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10월 30일] 과잉학력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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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10월 30일] 과잉학력 시대

입력
2012.10.29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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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4명 이상이 대학을 졸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40년 전에는 10명 중 0.7명에 불과했다. 통계청과 교육통계서비스 등에 따르면 2010년 인구총조사에서 20세 이상 성인 3,676만5,374명 중 대학 출신은 43.2%인 1,587만8,204명이었다. 대학출신 비중은 1970년 6.6%였으나 1980년 10.3%, 1990년 18.8%로 큰 폭으로 늘었고, 2000년 31.4%로 급상승해 2010년에 40%를 넘었다.

■우리나라 대학진학률은 80%를 넘어 세계 최고다. 전체 학력이 높아지는 것을 우려할 이유는 없겠으나 과잉학력은 대졸 실업자를 양산하고, 사교육비 부담을 크게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사교육비 부담으로 가계에서 다른 곳에 소비할 수 있는 돈이 줄어들면서 성장을 저해하는 부작용이 나타난다. 지난 한 해 사교육비는 20조1,266억원으로 4대강 사업과 맞먹는 수준이고, 교육부문 예산(45조원)과 비교할 때 절반 가까이 된다.

■문제는 우리 사회의 과잉학력 구조가 경제발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대학에 가지 않아도 성공하는 세상'이라는 보고서에서 최대 42%로 추정되는 대졸 과잉학력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연간 39조1,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출 지연으로 연간 19조원의 기회비용이 발생하고, 여기에 대학진학을 위한 사교육비 지출을 더하면 무려 39조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GDP의 3.2%에 이르는 수치다.

■과잉학력은 대학이라는 간판이 없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인식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학벌주의에 따른 폐단이다. 연구소는 대졸 과잉학력자들이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일자리를 찾아 생산활동을 할 경우 GDP 성장률은 1.01%포인트 상승할 것이라는 추정도 했다. 국민소득이 우리의 3배인 스위스의 대학 진학률이 10%대에 머물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지극히 낭비적인 상황이다. 대통령 후보들이 이 문제에 진지한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조재우 논설위원 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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