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클래식은 지루하다는 고정관념 역동적 퍼포먼스로 깨고 싶었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클래식은 지루하다는 고정관념 역동적 퍼포먼스로 깨고 싶었죠"

입력
2012.10.29 11:53
0 0

"연인 사이냐고요? 서로 몸을 밀착해 춤을 추는 남녀 사이의 아슬아슬한 모습을 그린 탱고 음악을 생생하게 표현하려던 우리 연기가 괜찮았나 보네요. 음악으로 쌓은 우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관계인데 말이죠."

31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첫 내한공연 '앤더슨&로: 네 손을 위한 판타지 2012'를 여는 앤더슨 앤 로(Anderson & Roe)는 클래식과 관객의 거리를 한층 좁힌 미국의 피아노 듀오다. 2000년 줄리아드 음대 신입생으로 만난 재미동포 2세 피아니스트 엘리자베스 조이 로(31ㆍ한국명 노은정)와 그렉 앤더슨(31). 이들이 화제의 인물이 된 것은 스스로 제작해 유튜브로 올린 뮤직비디오(2007) 덕분이었다. 피아졸라의 '리베르탱고'연주 모습을 담은 이 뮤직비디오는 피아노 앞에 앉아 연주하는 두 사람의 상대를 유혹하는 듯한 표정과 몸짓으로 눈길을 끌었다. "피아노 연주가 이렇게 외설적일 수 있는지 몰랐다"는 댓글이 잇따랐으며 조회수만 120만회를 넘어섰다. 중국의 피아니스트 랑랑이나 전설의 지휘자 카라얀의 연주 영상과 맞먹는 수준이다.

29일 서울 중구 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두 사람은 "처녀작인 '리베르탱고'는 여러 면에서 미숙하다"고 깔깔대다가도 이내 "의미 있는 현대예술로서 클래식 음악의 힘을 믿는다"며 음악의 동반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퍼포먼스로 음악에 색깔을 입혀 지루하다는 클래식의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죠."(엘리자베스 로)

시카고 태생으로 6세에 피아노를 시작한 엘리자베스 로는 13세 때 이탈리아 IBLA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2007년에는 줄리아드 음대가 피아노과 출신 중 최고 연주자 한 명에게 주는 윌리엄 페첵상을 받았다. 미네소타 출신으로 8세에 피아노를 시작한 그렉 앤더슨은 첫 선생님이 6개월 만에 "더 이상 가르칠 게 없다"며 집으로 돌려보냈을 만큼 일찌감치 천재성을 나타냈다.

두 사람은 처음 듀오 결성 당시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음악을 주로 연주했지만 "경쟁하듯 한 대의 피아노를 두 사람이 연주하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을 것 같아" 다양한 음악을 4개의 손을 위한 곡으로 직접 편곡했다. "연인 사이에 화학작용(chemistry)이 있듯 우리에게는 음악적 화학작용이 있"어 12년째 듀오로 활동 중이지만 다투는 일은 좀처럼 없다고 한다.

이들이 이번 내한 무대에서 연주할 곡은 피아졸라의 '리베르탱고'와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 바흐의 '마태수난곡-불쌍히 여기소서',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 비제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카르멘 판타지' 등이다. 한국 공연 이후 중국, 대만, 싱가포르, 전미 투어까지 공연 계획이 줄줄이 잡혀 있는 두 사람이지만 "장기 목표를 정해 두지는 않았다".

"삶은 예측할 수 없어 멋지죠. 음악이 사회에서 의미 있는 예술로 남을 수 있다면 어떤 활동이든 할 수 있어요."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