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우두머리 아이만 알자와흐리가 서양인 납치를 촉구했다. 테러음모 혐의로 미국에 수감돼 있는 지하드(성전) 요원 압델 라흐만과 교환할 포로를 확보하려는 의도다.
인터넷에서 지하드 단체의 동향을 감시하는 SITE 정보그룹에 따르면 알자와흐리는 이런 주장을 담은 동영상을 24일 인터넷에 올렸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7일 전했다. 알자와흐리는 2시간 분량의 동영상에서 "무슬림에 맞서 싸우는 국가의 시민들을 납치하라"며 "그것이 압델 라흐만 등 우리들의 포로를 석방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라흐만은 1993년 미 뉴욕의 주요 건물을 폭파하려 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 받고 노스캐롤라이나주 교도소에 수감 중인 무슬림 성직자다. 맹인이어서 '눈먼 지도자'로 불리는 그의 석방은 이슬람 무장단체의 주요 현안이다. 알카에다는 라흐만과 교환하기 위해 지난해 파키스탄에서 미 국무부 근무 경력이 있는 미국인을 납치했다. 하지만 미 당국은 "알카에다와는 협상하지 않겠다"며 교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알자와흐리는 동영상을 통해 무슬림에 시리아 반군을 지원할 것과 이집트에 이슬람 율법 샤리아를 이행할 것도 촉구했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예맨 등에서 알카에다를 노려 드론 공격을 하는 것을 비난하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을 "거짓말쟁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알자와흐리는 지난해 6월 사망한 오사마 빈 라덴의 뒤를 이어 알카에다 최고 자리에 오른 후 주기적으로 동영상 성명을 발표해 왔다. 2주 전에는 미국의 무슬림 모욕 영화에 대한 성전을 벌일 것을 촉구했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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