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북서부 지역에서 발생한 불교도와 이슬람교도의 충돌로 일주일간 82명이 사망하고 수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희생자에 대한 정확한 집계가 불가능해 실제 사망자는 100명이 넘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미얀마 정부 당국자는 6월 라카인주(州)에서 발생한 라카인족(불교)과 로힝야족(이슬람교) 간 분쟁이 21일 재발해 82명이 죽고 129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유엔에 따르면 28일까지 이 지역 가옥 4,665채가 전소되고 2만3,000여명이 피난길에 올랐다. 미얀마 양곤 주재 유엔 대표 아쇽 니감은 "현재까지의 추정치로, 더 많은 피난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라카인주에서는 토착민 라카인족과 방글라데시에서 넘어온 로힝야족의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6월 두 부족의 충돌로 90여명이 사망하고 7만5,000여명이 난민 캠프로 피난했다. 80만명에 달하는 로힝야족은 수십년 째 라카인주에 살고 있지만 미얀마 정부는 이들을 방글라데시에서 온 불법 이민자로 간주, 국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주민들 사이에서도 불교국가에서 이슬람교를 믿는 로힝야족에 대한 거부감이 극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분쟁의 피해 역시 대부분 로힝야족에게 집중됐다. 니감 대표는 "피난민 중 2만1,700여명은 로힝야족"이라며 "집을 잃은 이들은 인근 친지의 집이나 난민 캠프에 머물거나 불 타버린 자신의 집에서 그대로 살고 있다"고 전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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