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서는 개인의 실력 차이가 승부로 직결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2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울산 현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37라운드 경기가 이 같은 사실을 확인시켜줬다.
실낱 같은 역전 우승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수원은 총력전을 폈지만 2군 위주로 나선 울산과 0-0으로 비겼다.
수원으로서는 큰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3연승을 달리고 있던 수원은 울산을 꺾고 FC 서울과 전북 현대의 선두 다툼에 가세한다는 각오였다. 선두 서울(승점 80)과 2위 전북(승점 73)이 27일 열린 경기에서 1-1로 비겨 수원에게 울산전은 1ㆍ2위와 승점 차를 동시에 줄일 수 있는 기회였다. 게다가 지난 24일 분요드코르(우즈베키스탄)와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원정 경기(3-1)를 치른 울산은 김신욱, 이근호, 김영광, 곽태휘 등 주전 전원을 엔트리에서 제외한 채 수원전에 나섰다. 31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4강 2차전 홈 경기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울산 2군의 투지가 갈길 바쁜 수원의 발목을 잡았다.
경기를 앞두고 윤성효 수원 감독은 "울산의 주축 선수들이 모두 빠진 것이 오히려 부담스럽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이겨야 본전'이라는 점이 선수들에게 심리적인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윤 감독의 우려는 현실로 드러났다. 조동건을 최전방에 세우고 서정진, 에벨톤C, 이상호로 2선 공격을 구성한 수원은 전반전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한 채 답답한 경기를 펼쳤다. 후반 들어 공격의 고삐를 당겼지만 마무리가 제대로 돼지 못했다. 울산은 몸을 사리지 않는 육탄 수비로 수원의 맹공을 무력화했다.
운조차 따르지 않았다. 후반 7분 오범석이 골 지역 오른쪽에서 단독 찬스를 맞았지만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고 후반 24분 오범석의 크로스를 오장은이 헤딩 슛으로 마무리했지만 크로스바를 때렸다. 후반 45분 조지훈이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때린 회심의 슈팅은 다이빙한 울산 골키퍼 김승규의 다리에 걸렸다.
수원은 이날 무승부로 승점 66점에 머물러 선두 서울과의 승점 차가 14점으로 유지돼 남은 7경기에서 뒤집기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다.
한편 포항은 경남과의 원정 경기에서 고무열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황진성, 김원일, 이명주가 차례로 골 네트를 갈라 4-0으로 완파했고 대구는 대전을 4-1로 대파했다. 인천은 27일 원정 경기에서 난타전 끝에 광주에 3-2로 승리,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다음 시즌 1부리그 잔류를 확정했다.
수원=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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