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권 초중반 총선·지방선거 야권표심 5% 안팎 안드러나
올 19대 총선 땐 보수유권자 뭉쳐
12·19대선 오차 범위 혼전 지속
역대 투표율 적용땐 朴 다소 유리… "젊은표심 野쪽으로 결집" 반론도
여론조사에선 잡히지 않다가 실제 개표해 보면 나타나는 이른바 '숨은 표'의 위력이 이번 대선에서도 발휘될지 주목된다. 18대 대선이 박빙의 혼전이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숨은 표의 향배가 전체 승부를 가르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숨은 표란 통상적으로 여론조사에서 지지 후보를 제대로 밝히지 않는, 말 그대로 숨어있는 표심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실제 투표율을 감안해 투표장에 가지 않은 유권자층을 걸러내고 투표장에 가는 유권자층의 표심을 더 반영하는 판별 분석을 통해 추가적인'숨은 표'를 찾아내기도 한다. 요즘의 숨은 표는 오히려 후자를 뜻하는 경우가 많다.
숨은 표, 과거엔 어디로?
정권 초ㆍ중반에 실시된 총선과 지방선거에선 대체로 야권이 5% 안팎의 숨은 표를 갖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여당의 위세가 강할 경우 야권 성향 응답자들의 답변 비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2010년 지방선거에서 여론조사 결과와 달리 야권이 승리한 데에는 이 같은 이유가 작용하고 있다.
반면 올해 19대 총선에선 새누리당 쪽에 숨은 표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야당의 절대적 우세가 점쳐졌던 상황이었지만 결과는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152석) 확보였다. 진보 진영이 목소리 톤을 높여가자 보수 진영 유권자들이 조용히 결집한 셈이다.
대선에선 숨은 표가 줄어들어 여론조사 결과가 거의 그대로 선거 결과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다. 오히려 보수 진영에 숨은 표가 있었던 적도 있다. '세대별 투표'의 성격이 뚜렷했던 2002년 대선 당시 미디어리서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노무현 후보가 선거 직전 이회창 후보에게 4.9~6.7%포인트 차로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실제 개표에선 노 후보와 이 후보의 격차가 2.3%포인트였다. 3% 안팎의 숨은 표가 보수 성향의 이 후보 쪽에 있었던 것이다.
2012년 숨은 표는 어디로?
최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또는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의 양자 대결을 가상한 지지도 조사를 보면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세한 차이지만 박 후보가 안 후보에게는 조금 뒤지고 문 후보에게는 조금 앞서는 것으로 분석된 결과가 많다. 하지만 여론조사에 역대 대선과 총선의 연령별 투표율을 적용하면 오히려 실제 개표할 경우에는 박 후보가 약간 앞서는 결과도 적지 않아 주목된다.
여론조사는 인구비례에 따라 응답자 비율을 결정하지만 박 후보를 선호하는 중ㆍ장년층은 투표율이 높고, 야권 지지자가 많은 젊은층은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낮다. 19대 총선의 투표율을 보면 60대 이상은 68.6%, 50대는 62.4였고, 20대는 37.9%, 30대는 41.8%에 그쳤다. 20ㆍ30대의 경우 2002년 대선 투표율은 각각 56.5%, 67.4%, 2007년 대선 투표율은 각각 46.6%, 55.1%였다. 반면 50ㆍ60대의 경우 2002년에는 각각 83.7%, 78.7%, 2007년에는 76.6%, 76.3%였다.
이 같은 이유에서 이번 대선의 경우 박 후보 쪽에 숨은 표가 있다고 보는 견해가 다소 우세하다.
한국리서치 심재웅 상무는 "투표율을 적용해 보면 박 후보의 지지도는 2~3% 가량 올라가고 야권 후보들은 1%정도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 경향"이라고 말했다. 허지만 반론도 있다. 여론조사에서 젊은층 응답률이 상대적으로 낮다 보니 오히려 이들의 적극적인 의사가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야권 후보에게 가중치를 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리서치앤리서치가 추석 직후의 여론조사 수치를 놓고 2002년과 2007년 대선 연령별 투표율을 반영한 결과 박 후보가 안 후보에게 2002년 투표율로는 뒤지고 2007년 투표율을 적용하면 조금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양자 대결 조사에서 부동층을 뺀 응답자를 100%로 환산해 과거 투표율에 대입한 것이기에 정작 부동층이 투표장에서 어떤 표심을 보이느냐에 따라 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타날 수도 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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