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정치 개혁을 둘러싼 전망이 어지럽다. 다음달 8일 열리는 중국 공산당 18차 전국대표대회, 당대회에서 마르크스주의와 마오쩌둥(毛澤東) 사상을 당헌(黨憲)에서 삭제할 것인지를 놓고 안팎의 전망이 엇갈린다. 그래서 당 지도부가 치열한 이념 논쟁을 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이는 애초 서방 언론이 중국 언론 보도를 자의적으로 확대 해석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중국 체제와 이념을 폄하하려는 악의가 빗나간 추측을 낳았다는 것이다.
■논란은 관영 신화통신이 22일 당 정치국의 당헌 수정안 검토회의를 보도하면서 마르크스 레닌주의와 마오쩌둥 사상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서방 언론의 '관찰'에서 비롯됐다. 이를 근거로 '당헌 삭제' 추측이 잇따르자 25일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중국 공산당은 줄곧 마르크스주의를 현대화하고 중국 특성화하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 사회가 새로운 모순에 직면한 상황에서 마르크스주의를 더욱 심화, 발전시킬 것을 주장했다.
■공산당이 실제 어떤 논란을 하고 있는지는 인민일보가 발행하는 격주간 인민논단(人民論壇) 최근호에서 읽을 수 있다. 인민논단은 '신정치관(新政治觀)' 특집에서 경제체제 변화와 맞지 않는 정치체제의 개혁 지연이 사회적 갈등의 가장 큰 원인이라면서 시대 변화에 어울리는 새로운 정치관이 긴요하다고 주장했다. 그 핵심은 사회주의 혁명 및 계급투쟁 노선과의 결별이며, 공산당은 혁명 정당에서 집권당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민논단에 따르면, 혁명은 다른 계급의 이익을 박탈해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권익을 수호하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적 통치는 모든 계층의 이익을 위한 균형과 타협, 갈등과 격차 해소가 관건이다. 또 당내 민주주의와 법치, 부패 척결이 시급한 과제이다. 당 지도부의 의지가 담겼을 이런 주장에 비춰보면, 중국 공산당은 프롤레타리아 혁명의 전위(前衛)라는 낡은 굴레를 벗어 던지고 '중국 스타일'의 사회주의 노선을 새롭게 천명할 것이란 관측이다.
강병태 논설고문 bt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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