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24일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미국 측이 시사한 한국의 미국형 미사일방어(MD) 체계 참여를 다시금 강력히 부인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26일 “한국은 북한 미사일에 대비해 독자적인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체계를 구축 중이고, 이는 미국의 MD체계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미국의 MD체계는 미사일 상승-중간-종말단계 각각을 방어하기 위해 5,000㎞이상의 탐지범위를 갖춘 조기경보체계를 구축하고 있지만, 우리는 짧은 한반도 작전환경에서 종말단계 하층방어를 위해 500~1,000㎞를 탐지할 수 있는 한국형 MD를 구축하는 것이어서 미국형 MD에 참여할 필요성도 가능성도 없다”고 설명했다.
또 기술적으로 북한이 미국이나 일본 등으로 발사한 미사일을 더 빠른 속도로 추격해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 개발이 불가능하고,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든다고 덧붙였다.
그는 “KAMD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의 조기경보ㆍ지휘통제체계와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두고 MD 참여로 보는 것은 비약”이라고 덧붙였다.
9월 캐슬린 힉스 미 국방부 정책담당 수석부차관이 “한국이 MD 체계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논의 중”이라고 밝힌 데 이어(본보 9월 26일자 5면) 이번에도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이 “미국형 MD에 대해 양국이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미국 측이 잇따라 MD 참여에 대한 러브콜을 하는 것은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재성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미국의 동아시아 지역 MD 전략상 중국이 미국으로 미사일을 쐈을 때 한국이 미사일을 탐지하는 것이 미국에게 유리하다”며 “계속 운을 띄워 나중에라도 한국이 MD 체계에 편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D 구축에 소요되는 엄청난 비용에 대한 미 의회의 비판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유럽과 한국 등의 참여를 성과로 포장하려 한다는 정치적 해석도 있다.
하지만 우리 국방부는 국내 비난 여론을 잠재우고 중국을 안심시키기 위해 이를 적극 부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MD에 참여하게 되면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되는데 이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또 정치적ㆍ경제적으로 한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을 자극해 좋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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