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흥음악에 대한 뛰어난 해석으로 전통과 퓨전을 자유자재로 넘나들었던 가야금 명인 백인영씨가 지병으로 24일 별세했다. 향년 67세.
고인은 자유분방한 선율과 즉흥성으로 대표되는 유대봉류 가야금 산조를 부활시킨 즉흥 음악의 대가로 불렸다. 전남 목포에서 태어난 백씨는 유년기에 가야금, 북, 가야금 산조, 아쟁을 익히다 중학교 졸업 후 장월중선(1925~98) 선생에게 가야금, 아쟁 산조를 배웠다. 이때까지 가야금보다 아쟁 연주자로 더 많이 활동한 고인은 68년 서울로 이주해 유대봉(1927~74) 선생에게서 유대봉류 가야금 산조를 사사하면서 가야금 연주자로 더 많이 알려지게 됐다.
목포상고 졸업 후 21세 때인 66년 여성국극단에 전속악사로 입단해 가야금, 아쟁, 북을 연주했다. KBS민속합주단과 한국의 집 등에서 연주자로 활동했으며 한국뿐 아니라 미국, 동남아, 유럽 등 20여개국에서도 가야금과 아쟁 공연을 선보였다.
95년 경주신라문화제 전국국악경연대회 대통령상, 99년 한국평론가협의회 주최 최우수예술인상 음악부문상, 2004년 KBS국악대상 현악부문상,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 등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한국국악협회 이사를 지냈으며 유대봉제 백인영류 보존회 회장을 맡아 왔다. 고인은 기숙 지윤씨 2녀를 뒀다. 가야금 연주자인 기숙씨는 지난해 '예인열전 명인전: 백인영의 미친(美親)산조'라는 무대에 고인과 함께 서기도 했다. 빈소는 서울 흑석동 중앙대병원, 발인 26일 오전 11시. (02)860-3500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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