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전통의 명문 클럽들이 2012~1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차전에서 잇달아 이변이 희생양이 됐다.
25일(이하 한국시간)을 '유럽 축구 이변의 날'이라고 표현해도 과하지 않을 듯 하다. 스페인과 잉글랜드,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들이 '한 수 아래'로 평가된 팀을 맞아 줄줄이 고배를 들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라리가)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는 다시 한번 '독일 징크스'에 발목이 잡혔다. 레알 마드리드는 25일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D조 3차전 원정 경기에서 독일 분데스리가 챔피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 1-2로 졌다.
레알 마드리드의 막강 화력을 맞아 기죽지 않고 '맞불'을 놓은 도르트문트의 작전이 적중했다. 도르트문트는 전반 36분 폴란드 대표팀 공격수 로버트 레반도프스키의 선제골로 이변 연출의 전주곡을 울렸다. 2분 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도르트문트는 후반 19분 마르셀 슈멜처의 결승골이 터지며 거함을 침몰시켰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시즌 4강전에서 바이에른 뮌헨에 패배하는 등 독일 팀을 만나면 고전하는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같은 조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는 암스테르담 아레나에서 열린 원정 경기에서 아약스 암스테르담에 1-3으로 졌다. 맨시티는 전반 22분 사미르 나스리의 골로 앞서 갔지만 아약스는 전반 45분 시엠 데 용의 동점골을 시작으로 후반 니클라스 모이산데르,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릴레이 포로 역전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맨시티는 2무1패로 최하위에 처지며 16강 진출 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 처녀 출전한 말라가(스페인)는 C조 3차전 홈 경기에서 이탈리아 전통 명문 AC 밀란을 1-0으로 꺾고 3연승으로 조 선두를 달리는 기염을 토했다.
호아킨 산체스는 전반 45분 페널티킥 기회에서 오른발 슈팅이 크로스바를 때리며 득점에 실패했지만 후반 21분 결승골을 터트려 실수를 만회했다. 호아킨은 "누구도 이런 결과를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오늘 말라가는 역사를 만들었다. AC 밀란은 현재 최상의 상태는 아니지만 여전히 그들은 명문 구단이다"라고 감격적인 소감을 밝혔다.
말라가는 올 시즌을 앞두고 팀이 자금난을 겪으며 중원진의 핵심 산티 카솔라(아스널)를 이적시키는 등 지난 시즌보다 전력이 약화돼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버티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지만 연일 승승장구하며 16강 진출의 꿈을 부풀리고 있다.
한편 말라가로부터 카솔라를 사들인 아스널(잉글랜드)은 런던 에미리츠스타디움에서 열린 B조 3차전에서 샬케 04(독일)에 0-2로 완패했다. 아스널이 안방에서 외국 팀에 패한 것은 하이버리를 홈 구장으로 쓰던 2003년 9월 인터 밀란(이탈리아)에 0-3으로 진 후 처음이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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