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이면도로. 일방통행 길을 재빨리 빠져나가려는 A(35)씨의 차량은 골목길에서 갑자기 나타난 이모(44)씨 차량과 충돌했다. 당시 A씨는 소주 3잔을 한 상태. 이씨는 "경찰에 신고해 면허를 취소시켜 버리겠다"며 협박했고, 결국 A씨는 450만원을 건넸다. 이씨는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고 현장에서 돈을 받는 전문 '꾼'이었다.
이씨가 지난해 2월부터 올 9월까지 서울 강남 일대 등에서 신호위반 차량을 고의로 들이받은 건수만 169차례. 주로 오후 10시부터 오전 4시까지 심야시간에 차선을 바꾸어 진로변경 하는 차량이나, 일방통행 길을 잘못 들어온 차량을 발견하면 급가속해 충돌하는 방법으로 교통사고를 냈다. 특히 상대방이 술을 먹은 기미가 보이면 합의액수는 수 백 만원 대로 커졌다. 이렇게 이씨가 고의 교통사고로 받은 합의금은 2억7,000만원.
하지만 이씨는 7월 서울 종로구 도로에서 10분 간격으로 두 건의 교통사고를 연달아 낸
뒤 경찰서에 신고하러 갔다가 사고 신고 과정을 수상하게 여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상습사기 등 혐의로 이씨를 24일 구속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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