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 때문에 임신했더라도 그건 신의 뜻이다."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공화당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리처드 머독(61) 후보가 성폭행 망언으로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다. 앞서 "진짜 강간 당했다면 임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다"고 한 토드 애킨(65)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미주리주)의 발언과 함께 불과 두 주 남은 대선에 공화당의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머독은 23일 토론회에서 "수정이 되는 순간 생명이 시작한다"며 "산모 생명이 위험한 때를 제외하면 어떤 경우에도 낙태를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오랫동안 고심했지만 생명은 신에게서 받은 선물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강간이라는 끔찍한 상황에서 시작된 생명이라도, 그것은 신이 그렇게 되기를 의도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일제히 공세에 나섰다. 댄 파커 인디애나주 민주당 의장은 "나도 생명권을 존중하는 가톨릭 신자이지만 신이 강간을 의도했다는 머독 후보의 발언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반박했다. 관련 뉴스 댓글에도 머독을 비난하는 내용이 줄을 이었다.
밋 롬니 공화당 후보 측은 머독의 망언이 박빙의 대선 경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롬니 후보의 대변인은 즉각 성명을 내고 "롬니 후보는 머독의 발언에 동의하지 않으며 롬니 후보의 견해와도 다르다"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후보가 오차 범위 이내의 격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공화당 후보의 잇단 막말 퍼레이드는 롬니 후보의 발목을 잡을 공산이 크다. 그렇지 않아도 롬니 후보는 여성 지지율이 낮아 머독의 발언이 여성표 이탈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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