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의 디트로이트냐, 기적 시리즈를 연출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냐.
2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디트로이트와 2010년 우승을 맛 본 샌프란시스코가 25일(한국시간)부터 메이저리그 최대의 축제인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에서 격돌한다. 올해 올스타전에서 내셔널리그가 승리했기 때문에 1, 2, 6, 7차전은 샌프란시스코 홈 구장인 AT&T 파크에서 열린다. 디트로이트는 4차례, 샌프란시스코는 6차례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디트로이트의 기세가 매섭다. 디트로이트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를 4승으로 가볍게 제압했다. 막강한 투수진과 화력을 앞세운 타선의 조합이 돋보였다. 반면 샌프란시스코는 신시내티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2패 뒤 3연승을 거둬 사상 첫 리버스 스윕을 달성했다.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세인트루이스를 상대로 1승3패의 열세를 딛고 극적인 뒤집기에 성공했다.
두 팀 모두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한 만큼 어느 때보다 치열한 월드시리즈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벌랜더-지토, 1차전 선발 맞대결
디트로이트의 저스틴 벌랜더와 샌프란시스코의 배리 지토가 1차전 기선 제압의 특명을 받았다. 벌랜더는 두 말할 필요 없는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과 최우수선수상(MVP)을 휩쓴 벌랜더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3승 평균자책점 0.74로 빼어난 피칭을 했다. 시속 160㎞를 넘나드는 강속구에 커브와 슬라이더로 상대 타자를 압도한다.
지토는 샌프란시스코의 구세주다. 지난 20일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세인트루이스와의 5차전에 선발 등판해 7.2이닝 무실점 호투로 벼랑 끝에 몰린 팀을 구했다. 최고 시속이 130㎞ 중반에 불과하지만 주무기인 커브와 커터를 적절히 섞어 던지며 건재함을 알렸다. 브루스 보치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가장 믿을 만한 투수가 지토"라며 두터운 신뢰를 나타냈다. 지토의 월드시리즈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7차전 혈투 팀 우승, 올해도 반복되나
일찌감치 챔피언십시리즈를 마친 디트로이트는 닷새를 쉬었다. 반면 7차전 혈투를 벌인 샌프란시스코는 하루 밖에 쉬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한 팀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메이저리그는 달랐다. 1985년부터 챔피언십시리즈가 5전3선승제에서 7전4선승제로 바뀐 이후 7차전까지 치른 팀이 4전 전승으로 올라온 팀을 월드시리즈에서 세 차례(1988, 2006, 2007년) 맞붙어 모두 이겼다.
실제 디트로이트는 2006년 비운을 겪었다. 챔피언십시리즈에서 4연승을 거두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디트로이트는 7차전까지 혈투를 벌이고 올라 온 세인트루이스에 1승4패로 무릎을 꿇었다.
디트로이트가 2006년 악몽을 떨쳐내고 우승 기쁨을 맛 볼 수 있을지, 샌프란시스코가 기분 좋은 공식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을지 이번 월드시리즈를 지켜보는 관전 포인트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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