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시의 범죄예방 프로젝트를 샘파트너스와 공동 기획·진행한 팀인터페이스는 1996년, 사용자 경험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국내 최초의 전문기업으로 설립됐다. 서비스디자인으로 범위를 확장한 것은 2년 전부터. 서비스디자인에서의 국내 첫 사례를 남기기도 했다. 팀인터페이스를 17년째 이끌고 있는 이성혜 대표를 만나 한국의 서비스디자인은 무엇이 다른지 들어봤다.
-사용자 경험 디자인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또 서비스디자인 전문기업으로 전환한 이유는 무엇인가.
"사용자와 고객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리서치를 많이 했다. HP, 구글, MS 같은 글로벌 컴퍼니가 아시아로 진출하기 전 리서치 요청을 받아 진행하기도 했고, 반대로 국내 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리서치를 진행하기도 했다. 디자인이 산업혁명 이후 제조업을 돕기 위해 태어나긴 했지만 이젠 제조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대전환이 이루어지고 있고, 이제는 서비스산업이 더욱 확장될 수 있도록 우리가 그들을 새로운 접근법으로 이끌어 주는 것이 서비스디자인 전문기업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그동안 사용자 경험이나 행동 리서치하는 방법론에 대한 노하우가 있어서 서비스디자인에 필요한 맥락적인 조사와 통찰력 등에서 앞선다고 생각한다."
-인력은 어떻게 구성되어있나.
"현재 30여 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인문학, 엔지니어, 도시 디자인, 제품 디자인, 큐레이터 등 배경이 매우 다양하다. 함께 아이디어를 내기도 하지만 각자의 전공을 살려 업무를 진행한다."
-팀인터페이스에서 진행한 서비스디자인이 국내 첫 사례라고 들었다. 어떤 프로젝트인가.
"파라다이스 부산 호텔에 대한 리서치를 하면서 고객의 불편사항을 조사했더니 호텔 체크인 시간에 앞서서 도착하거나 다시 짐을 들고 역으로 돌아갈 때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KTX 부산역에 파라다이스 부산 호텔 이용자들을 위한 '레일 데스크'를 만들었다. 그곳에서 체크인을 하고 짐을 맡기면 호텔까지 짐을 옮겨놓는다. 이는 체크아웃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호텔 데스크에 짐을 맡긴 후, 여행을 즐긴 후에 KTX 탑승 시간에 맞춰 '레일 데스크'에서 짐을 찾아가면 된다. 또 하나의 프로젝트는 호텔에 워킹화 대여공간을 만들어 구두만 신고 왔더라도 워킹화를 신고 해운대 등의 산책 코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서비스디자인 전문기업이 갖추어야 할 역량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의 분야는 매우 광범위하다. 따라서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마다 해당 분야의 전문 지식을 빨리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언제든지 분야 전문가와 함께 팀을 구성한다. 지금까지 서비스디자인의 사례 자체가 국내에 많지 않기 때문에 좋은 사례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했다. 후발 주자인 국내 기업이 경험을 쌓는 데는 아무래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해외 기업보다 우리 문화를 더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경험이 쌓이면 훨씬 더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앞으로 국내 기업과 산업 성장에 기여하고 싶은 바람이다."
-서비스디자인이 기업의 서비스 역량 강화뿐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 해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 이를 위해 정책적으로 어떤 점이 보완되어야 하는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서비스디자인 전문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경험 축적이 필수적이다. 서울시 범죄 예방 디자인 프로젝트처럼 시범사업을 다양하게 진행하면 좋겠다. 또 서비스디자인 특성상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결과물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사업과 달리 정확한 예산 측정이 어려운 점이 있다. 정부 사업 평가에 대한 측정 기준 역시 기존의 기술 개발 등에 적용된 기준을 적용하면 서비스디자인과는 맞지 않는 점이 많다. 이런 특성을 고려해 예산과 평가 측정 기준이 새롭게 마련되었으면 한다."
이인선기자 kel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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