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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자제한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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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자제한다더니…

입력
2012.10.24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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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0대 기업의 광고, 물류, 시스템통합(SI) 분야의 수의계약이 여전히 70~9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올해 초 자율선언을 통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를 자제하고 중소기업의 사업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으나 큰 변화가 없는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4일 10대 기업의 광고, SI, 건설, 물류 4개 분야를 대상으로 경쟁입찰, 중소기업에 직접발주 확대, 내부거래위원회 설치 등 자율선언 이행 현황을 점검해 발표했다. 이번 점검은 지난 4~7월과 작년 같은 기간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경쟁입찰의 경우 건설 부문이 43%에서 60%로 17%포인트 높아져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광고(8%포인트), SI(5%포인트) 등도 상승했으나, 물류는 2%포인트 낮아졌다. 작년 대비 다소 나아졌다고는 하나, 광고ㆍ물류ㆍSI 분야의 경쟁입찰 금액 비율은 각각 28%, 18%, 12%에 불과했다. 여전히 총수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그룹 계열사에 수의계약 형태로 발주가 대거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광고 분야는 관련 계열사 유무에 따른 경쟁입찰 비중 차이가 도드라졌다. 광고 계열사를 보유하지 않은 GS와 한진의 경쟁입찰 비율은 86.6%인 반면, 광고계열사가 있는 다른 대기업은 경쟁입찰 비율이 27.7%에 불과했다.

대기업이 계열사를 거치지 않고 독립 중소기업으로 직접 발주한 금액은 광고와 SI 분야에서 전년 대비 각각 36%, 15% 증가했으나, 건설과 물류는 각각 11%, 10% 감소했다. 건설 분야의 중소기업 직접발주 감소는 경기불황의 영향이 크다. 금액은 작년 대비 약 4,000억원 줄었으나, 전체 계약금액 대비 중소기업 직접발주 금액 비율은 작년 48.42%에서 올해 68.45%로 되레 높아졌다. 반면 물류 분야의 직접발주 금액 감소폭(10%)은 전체 계약금액 감소폭(2.3%)을 크게 웃돌았다.

김형배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수의계약 비율이 높은 분야는 일감 몰아주기 등 불합리한 거래 관행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들 업종의 내부거래 현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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