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와 실력? 굳이 하나만 고르자면 실력이죠!"
미쓰에이(페이, 지아, 민, 수지)는 '배드 걸 굿 걸'로 데뷔하며 실력파 그룹이라는 칭찬을 들었다. 이름처럼 목표도 '아시아의 A급 그룹'이다. 데뷔한 지 2년 만에 세 장의 EP(미니앨범)와 한 장의 정규 앨범을 낸 미쓰에이가 8개월 만에 또 다른 EP를 들고 나타났다. 앨범 제목은 미국 여가수 비욘세가 몸담았던 그룹 데스티니스 차일드에 대한 오마주의 뜻을 담은 '인디펜던트 위민 파트3(Independent Women Pt.III)'다.
24일 서울 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미쓰에이는 '독립적인 여성들'이라는 제목처럼 어리지만 당차고 자신감 넘치는 여자들이었다. 중국인 멤버 페이와 지아는 태어난 국경이라는 장벽을 넘어 활동 중이다. 수지는 중 2 때부터 피팅 모델을 하면서 용돈을 벌었고, 민은 13세 때 혼자서 미국에 유학했다. '내 힘으로 살게/ 딴 애처럼 부모님 잘 만나 남자 잘 만나/ 편하게 사는 거 관심이 없어/ 그래서 난 내가 떳떳해'('남자 없이 잘 살아')라고 노래하는 것이 그래서 자연스럽다.
미쓰에이는 걸그룹 중에서도 색깔이 뚜렷한 음악을 들려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신들의 색깔에 대해 수지는 "귀여운 사랑 노래를 하기보다 강한 여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은 "여타 그룹들과는 다른 장르의 음악에 많이 도전하는 것이 우리의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앨범에서도 '남자 없이 잘 살아'는 힙합 장르의 곡이고, '이프 아이 워 어 보이'는 R&B, '타임스 업'은 하우스 계열의 테크노 팝이다. 그들의 라이벌은 "'소녀시대'가 아니라 '배드 걸 굿 걸'"(민)이다.
요즘 가장 주목 받는 멤버는 수지다. 드라마 '드림하이'와 '빅', 영화 '건축학개론' 등에 출연하며 배우 활동도 활발하기 때문이다. "원래 가수가 꿈이어서 노래하는 게 좋아요. 연기 때문에 노래와 춤 연습에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없어서 스트레스도 쌓이지만 연기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으며 더 강해지고 노련해질 수 있어 좋아요."
그런 수지의 연기 활동에 다른 멤버들도 자극을 받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깝민'이라는 별명도 얻었던 민은 "예능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 같아 한때 TV 출연을 자제했는데 이제는 연기 등 다른 분야에서도 열심히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미쓰에이에는 리더가 없다. 네 명의 의견을 골고루 듣자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뜻은 좋지만 "뭔가를 결정해야 할 때 누가 나서서 이끄는 게 없다"(민)는 단점도 있다. 멤버들 사이가 늘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수지는 "의견 충돌은 자주 있지만 크게 싸운 적은 없다"고 털어놨다.
아시아에서 인지도를 쌓는 게 우선 목표이지만 세계 시장에서 활동하고픈 욕심도 적지 않다. 연습생 때 미국 데뷔를 목표로 했던 민은 "싸이가 닫혀 있던 쇠사슬을 한꺼번에 열어준 느낌"이라며 "아직 미련이 남아 언젠가 도전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말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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