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23일 당내 경선 과정에서 극심한 갈등을 빚었던 손학규 상임고문과 오찬 회동했다. 당초 문 후보 측은 이날 오전 '민주당 경선주자 4자 회동'을 계획했지만 김두관 전 경남지사와 정세균 상임고문만 나오고 손 고문이 나오지 않자 부랴부랴 별도의 점심 약속을 잡아 둘이서 따로 만났다.
손 고문은 문 후보에게 "그동안 문 후보를 드러나지 않게 도와왔다. 앞으로도 스스로 역할을 다하며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우상호 공보단장이 전했다.
손 고문은 또 "지금까지 문 후보가 잘 해 오셨다"고 격려한 뒤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선 "의연하게 여유를 갖고 대처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날 손 고문이 오전 행사에 불참한 것은 사전 조율 없이 회동 계획이 먼저 발표됐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손 고문의 한 측근은 "제대로 연락도 안 온 상황에서 손 고문이 어떤 지역을 맡을 것이란 식으로 언론에 내보내는 것은 경쟁 후보였던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두 사람이 곡절 끝에 회동하긴 했지만 경선 과정에서 빚어진 앙금을 완전히 풀지 못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손 고문은 지난 4일 `고위전략회의' 모임에도 지방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고 손 고문 측 일부 참모들은 이미 안 후보 캠프로 옮긴 상태다.
이 때문에 당 일각에선 "손 고문의 표 확장력 등을 감안해 보다 구체적 역할을 부여하면서 그가 전면적 선거 지원에 나설 명분을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영등포 당사에서 진행된 3자 회동에서 정 고문은 전북 등 호남, 김 전 지사는 부산ㆍ울산ㆍ경남 지역을 맡아 문 후보를 돕기로 했다.
한편 문 후보 측 우원식 총무본부장은 "전날 '문재인 담쟁이펀드' 모집 첫날 5,000여명이 가입했고 모금액이 55억원이 넘었다"고 밝혔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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