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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하락세 지속… 속도가 관건… 시장도 정부도 '쏠림 현상'은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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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하락세 지속… 속도가 관건… 시장도 정부도 '쏠림 현상'은 경계

입력
2012.10.23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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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ㆍ달러 환율 1,100원선 붕괴가 임박했다. 외환당국도, 시장도 당분간 하락세가 지속되리라는 데엔 이견이 없는 상황. 다만 시장은 우리 경제가 아직 감내할만한 수준이라고 보는 반면, 당국은 추가 하락에 대한 기대가 실린 일방적인 쏠림 현상을 경계하고 있다. 결국 하락 '추세'보다 '속도'가 관건이라는 얘기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1.1원 내린 1,103.1원에 마쳤다. 1,101.5원에 시작한 환율은 지난해 10월 31일 이후 처음으로 장중 한때 1,100원까지 밀렸다. 심리적 마지노선이 깨진다는 위기감에 매수 물량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하락폭을 만회했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원화 강세(환율 하락)를 점치면서도 수출에 미칠 타격에 대해선 의견을 달리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원ㆍ달러 환율이 연말까지 1,080원 정도로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가겠지만 2007년 100엔당 1,000원 밑이던 원ㆍ엔 환율이 현재 1,300원대 후반이라 수출 경쟁력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했다. 그러나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단순히 환율만 따지면 여전히 높은 수준인 원ㆍ엔 환율이 원ㆍ달러 환율 하락을 상쇄하는 게 맞지만 세계경제 침체 등 대외환경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환율은 1,100원 안팎(1,080~1,110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이 적정 환율이라고 예상한 범위(1,000~1,050원)보다도 높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부문장은 "경상수지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 남짓일 때를 균형(적정) 환율로 본다면 1,050원 정도가 적정할 것"이라며 "하루에 보통 10~20원도 오가는데 최근처럼 1~2원 움직이는 속도라면 당국도 개입할 명분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겉으로는 덤덤한 모습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환율 문제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지난해 9월 올해 예산안을 제출할 때 기준환율이 얼마였는지 되돌아보라"고 말했다. 당시 기준환율은 1,070원, 현재 환율이 더 높은 만큼 환율 수준 자체를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얘기다. 지난해 연평균 환율 1,108원과 비교하면 올해 연평균 환율(1,136.79원)은 여전히 29원 정도 높다.

그렇더라도 외환당국은 1,100원선 붕괴가 그리 달갑지 않은 분위기다. 서서히 떨어지는 건 막을 수 없더라도 쏠림 현상만큼은 차단하겠다는 의지다. 당국 관계자는 "늘 그렇듯 특정 레벨을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다만 최근 환율 흐름을 보면 추가 하락에 대한 기대심리가 커지면서 대금결제도 잠시 미루는 등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당국의 역할은 그런 쏠림 현상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속도 조절은 하겠다는 뜻이다.

일각에선 정부의 환율시장 개입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대선 정국이라 수출보다는 물가안정 등에 방점이 찍혀있고, 경제민주화 바람을 타고 자칫 '고(高)환율=수출재벌 정책'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외환전문가는 "주요 하락 시점에 당국이 경계를 하고 있다는 신호는 있었지만 아직 개입이 확인된 건 없다"고 전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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