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구 남포동에서 ‘곰탕집 할머니’로 유명했던 고 강처녀 여사가 평생 모은 재산을 부산대에 기부해 조성된 장학기금 수혜 학생이 16년 만에 1,000명을 넘었다.
곰탕집을 운영하며 몸에 밴 근검절약으로 ‘또순이’로 통했던 고 남안(南安) 강처녀 여사가 “나라를 위한 인재를 양성하는 고귀한 일에 쓰였으면 한다”는 뜻과 함께 당시 시가 50억원(공시지가 22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부산대에 기부한 것은 지난 1996년.
강 여사는 같은 해 11월 5일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고 부산대는 고인의 호 ‘남안’을 따 남안장학기금을 설립했다.
부산대는 강 여사의 고귀한 뜻에 따라 기부 부동산을 처분해 장학기금 25억2,747만원을 마련, 연 1억원 정도의 운영수익금으로 지금까지 1,019명에게 총 10억4,568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부산대는 지난해부터 150만원인 남안장학금 지급액을 등록금 전액으로 확대, 가정형편이 곤란한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도움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장학생 선발을 비공개 추천선발에서 공개모집·심사선발 방식으로 바꾸고 남안장학생 지도교수를 위촉하는 등 장학생들이 자긍심을 고취하고 기부자의 선행을 받들 수 있도록 보완하기도 했다.
부산대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강 여사의 흉상을 제작해 제1도서관 뜰에 세워 매년 기일인 11월 5일을 전후해 추모행사를 갖고 있다. 16주기인 올해도 오는 11월 5일 오전 11시 강 여사의 흉상 앞에서 추모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1928년 경남 진주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5세 때 어머니를 여읜 강 여사는 1962년 남포동에 4평 남짓한 곰탕집을 열어 특유의 근면절약으로 모은 전 재산을 부산대에 기부한 뒤 부산 동래구 온천동에서 전셋집 한 칸을 얻어 생활하다 별세했다.
김창배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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