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의 관리를 받고 있던 토마토2저축은행이 예솔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바꿔 22일 영업을 재개했다. 이는 예보의 관리에도 정상적인 회생이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연말까지 이런 방식으로 예보 관리하에 있는 저축은행 2곳 정도가 더 퇴출될 전망이라 예보의 저축은행 관리가 부실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게다가 저축은행을 지원할 예보기금의 적자마저 심각한 상황이라 금융감독당국의 관리감독이 소홀했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예보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종전 토마토2저축은행의 부산, 선릉, 명동, 대전, 대구 등 5개 영업점이 예솔로 이름을 바꿔 영업을 재개했다. 예솔은 지난해 부산ㆍ경은저축은행을 인수해 예보가 설립ㆍ운영 중인 가교저축은행으로, 이번 토마토2 계약이전에서 부실채권은 토마토2에 남겨둔 채 예금자보호가 되는 5,000만원 이하 예금과 정상 거래 중인 대출채권 등만 인수받았다. 예보 관계자는 "심각한 부실로 경영 정상화가 어렵다고 판단해 우량자산만 인수해 운영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예보는 토마토2까지 합류함에 따라 예솔저축은행의 매각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토마토2처럼 예보 관리하의 저축은행이 회생은커녕 부실만 더욱 키우고 있다. 현재 토마토2뿐만 아니라 예보가 관리하고 있는 진흥, 경기, 영남 등 5개 저축은행도 적자가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경기의 경우 지난해 6월말 11.6%였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년만인 올 6월말 -2.86%로 떨어졌다. 한 해 당기순손실만 2,078억원에 이른다. 예보 관리에도 불구하고 퇴출 명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예보는 영업정지 저축은행에 투입된 지원금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20곳에 18조1,847억원을 지원했으나 예보가 이들 저축은행에서 회수한 금액은 지원금의 1.5%에 불과한 2,675억원에 그치고 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예보가 소유 또는 관리하는 저축은행의 성과가 미진할 경우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고 전문 경영인을 영입하겠다"고 경고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예보 관계자는 "인원부족 등으로 영업정상화를 추진하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털어놓았다.
이 같은 관리 소홀로 예보 자체의 부실마저 우려되고 있다. 국감자료에 따르면 예보 부채는 2010년 27조2,231억원에서 지난해 40조4,884억원으로 48.7%(13조2,653억원)나 늘었다. 신동우 새누리당 의원은 "저축은행에 자금을 투입하다 보니 예보가 관리 운영하는 예금보험기금 부채가 2010년 15억원에서 지난해 16조3,596억원로 1만배 이상 늘었기 때문"이라며 "책임없이 관리ㆍ감독만에 머물러 있는 예보의 수동적 운영방식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금융당국이 나서 종합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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