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딸은 부엌에서 물가를 걱정하고, 아버지는 거실에서 TV 뉴스를 보며 세계 경제를 고민(중3 사회 교과서)하는 삽화가 포함되는 등 교과서 속 왜곡된 성 역할 묘사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2학년도 검정교과서에 인권적 가치에 부합하지 않거나, 고정관념이나 편견이 담긴 사례들이 수록돼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게 수정ㆍ보완을 권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인권위는 5월부터 3개월 동안 중3 도덕 6종과 사회 11종, 고교 사회탐구영역 11종 등 총 28종의 검정교과서에 대한 점검 결과 성 역할, 노조활동, 가정형태 등에 대한 편견과 왜곡사례가 발견돼 이 같이 권고했다.
인권위 점검 결과 일부 교과서들은 ▦노동자의 권리에 대한 설명 없이 '불법 파업이나 폭력 주도'를 언급하는 등 파업을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지적 장애인이 혼자 살기 어려운지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무조건적인 동정과 배려를 강조하거나 ▦노숙인을 일할 의사가 없는 사람으로 묘사해 편견을 드러냈다. 또 한 부모 가정 등은 건강하지 않은 가족이라는 편견을 야기해 2009년 개선 권고를 받은 '건강가족 체크리스트'가 버젓이 사용되거나, 빈곤ㆍ기아를 상징하는 삽화나 사진에는 예외 없이 흑인ㆍ아프리카만 수록해 인종ㆍ국가에 의한 차별을 조장하기도 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2009년 인권기준을 위반한 사례들을 발표한 이후 교과서들이 바뀌었지만 아직 개선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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