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캠퍼스에서 남학생이 여학생에게 접근해 말한다. 'Hey, Cutie!' 그러자 여학생은 'Do I know you?(저를 아세요?)'라고 묻고 남학생은 'No, but I'd like to'라고 응수한다. 매우 간단한 대화지만 남학생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다. 그것도 재치의 응답으로. 낯선 사람과 대화를 나누다가 불쾌하게 돌아설 때 'I wish we were better strangers'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우리가 보다 나은 이방인이기를 바란다'는 말이지만 그 내용은'나쁜 감정 없으니 오해는 말라'는 뜻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매너가 좋지 않거나 재수 없게 덤비는 사람에게 'I'll try being nicer if you'll try being smarter(당신이 좀더 분별력을 기르면 나도 매너 있게 대하겠다)'라고 말하는 것은 유명한 문구다.
고전에 보면 '대화는 마음의 운동이고 험담은 혀의 운동(Conversation is an exercise of the mind, gossip is merely an exercise of the tongue)'이라는 말이 있다. 아일랜드 출신의 시인이며 극작가였던 Oscar Wilde는 '대화는 모든 주제를 말하되 어느 것 하나에 집중하지 않는 게 좋다(Conversation should touch everything, but should concentrate itself on nothing)'이라고 말했다. 주제는 자유롭게 하되 깊게 얘기하지는 말라는 뜻이다. 특히 정치나 종교처럼 민감한 주제는 피하는 게 상책이다. Shakespeare도 '대화는 상스럽지 않게 즐거워야 하고 감정 없이 재치가 있어야 하며 추잡하지 않게 자유로워야 하고 교만하지 않게 교양이 있어야 하며 거짓없이 신선해야 한다(Conversation should be pleasant without scurrility, witty without affection, free without indecency, learned without conceitedness, novel without falsehood)'라고 풀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지독한 향수 냄새가 싫었던 신사는 '향수 냄새가 좋군요, 절임이라도 했나요?(Nice perfume, must you marinate in it?)'라고 말했고 이는 영어식 우회적인 비꼼이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영어식 농담이나 재치의 표현이 머나 먼 얘기다. 글로 써 놓아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 정서가 있고 사고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그들은 웃는데 우리는 해석을 하고도 웃음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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