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팔릴 車 없고 회생 비전 없고… 르노삼성차 임직원 엑서더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팔릴 車 없고 회생 비전 없고… 르노삼성차 임직원 엑서더스

입력
2012.10.21 17:32
0 0

르노삼성자동차가 악순환의 늪에 빠졌다. 차가 팔리지 않아 경영난을 겪고 있고, 경영난 타개를 위해 인력구조조정의 칼을 뽑아 들었지만, 좋은 인력이 대거 이탈함으로써 경쟁력이 더 악화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회사 주변에선 모그룹인 르노닛산그룹에 대해 하루 빨리 르노삼성차를 닛산 계열로 바꾸던지, 아니면 충분한 자금을 수혈하든지, 아예 팔든지 조기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1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지난달과 이달에만 전체 임원 40명 가운데 10명이 권고사직 형태로 퇴사했다. 앞서 지난달엔 부장급 이하 일반 직원 800여명이 희망퇴직 형태로 회사를 떠났다. 회사 관계자는 "IMF 직후 대우그룹과 삼성그룹간 이른바 '빅딜'협상실패로 회사 존립이 위태로웠던 삼성자동차 시절에서 이 정도는 아니었다"면서 "남은 임직원들도 흔들리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처럼 직원들은 물론 핵심임원들까지 '엑서더스'가 빚어지고 있는 건 모그룹측이 회사 회생에 대한 비전을 전혀 내놓고 있지 못하기 때문. 카를로스 곤 르노그룹 회장은 지난 7월 방한, 닛산의 신형 SUV인 '로그'를 르노삼성차에서 위탁 생산하는 등 중장기 플랜을 내놓았지만 자동차업계는 물론 내부직원들조차 "사측이 위기의 본질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르노삼성의 가장 큰 문제는 팔릴 만한 차가 없다는 것. 지난달 준중형 신차인 SM3를 출시했는데도 내수실적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내수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3% 감소, 법정관리중인 쌍용차에도 밀려 꼴찌로 추락했다. 철저히 소비자들로 외면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르노그룹은 르노삼성을 독자적인 생산기지로 육성할 것인지, 아니면 일본 닛산의 생산기지로 활용할 것인지, 모호한 태도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실망한 임직원들이 대거 퇴사하자, 남은 직원들의 업무강도가 늘어났고 최근엔 견디다 못한 직원들의 자진퇴사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존 직원들에 대한 배려 없이 검증되지 않은 외부 인사를 영입하다 보니 내부에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은 경영부진 타개를 위해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했지만 이로 인해 조직의 활력을 더 잃게 됐다"면서 "모그룹 차원의 결단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