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대응 자제…미국과 연합훈련 연기
댜오위다오(釣魚島ㆍ일본명 센카쿠열도) 영유권을 놓고 일본과 갈등하고 있는 중국이 함정 편대를 댜오위다오 부근 해역에 처음으로 진입시키는 등 일본을 강하게 압박했다. 그러나 일본은 미국과의 합동군사훈련을 취소하는 등 대응을 자제했다.
CCTV 등 중국 언론은 21일 중국 북해함대 소속 군함 7척으로 구성된 원양 훈련 편대가 4일 서태평양 해역으로 진입한 다음 14일 댜오위다오 남쪽 해역에 도착해 서쪽을 통해 북상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언론들은 해군 편대가 댜오위다오 부근 해역에 진입한 것은 처음이며 댜오위다오와 가장 가깝게 접근했을 때의 거리가 30해리(55.56㎞) 밖에 안 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편대는 중국 해군의 신형 주력 전투함으로 구성돼 특히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지휘함은 유도 미사일 구축함인 하얼빈(哈爾賓)호였고 또 다른 유도탄 구축함인 스자좡(石家莊)호와 유도탄 호위함인 얜성(鹽城)ㆍ?x양(綿陽)호, 원양종합보급함인 훙쩌후(紅澤湖)호 등도 훈련에 참여했다. 중국 해군 편대가 댜오위다오에 접근했을 당시 일본 구축함과 호위함이 바짝 뒤쫓으며 한때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CCTV는 이번 함정 편대가 17일간의 훈련 기간 동안 편대 지휘 훈련과 대 잠수함 훈련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 뒤 19일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의 한 군항에 무사히 도착했다고 전했다. 반관영통신사인 중국신문사는 “중국 해군의 주력 신형 함정들로 구성된 편대가 해군의 전력 강화 차원에서 원양 훈련을 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중국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주일 미군과 자위대가 참가한 가운데 내달 5일 미국과 공동으로 실시키로 한 무인도 도서탈환훈련을 취소했다.
일본의 대표적 친중파 인사인 니와 우이치로(丹羽宇一郞) 주중 일본 대사는 20일 모교인 나고야대에서 가진 강연회에서 “(국교 재개 후) 40년간 수십명의 총리가 기울인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지도 모를 지경”이라며 센카쿠를 둘러싼 갈등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일본에 일시 귀국한 니와 대사는 이 자리에서 “(센카쿠 국유화 이후) 일본의 국기를 단 관용차로 베이징 시내를 이동하면 곳곳에서 손가락질을 받는다”며 “일본이 땅 도둑이라는 인식이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정착되고 있다”고 베이징의 상황을 전했다. 니와 대사는 “(중일 관계의 악화가) 이전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데도 일본 정부와 국민은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센카쿠) 주권을 양보할 필요는 없지만 외교상 다툼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센카쿠를 둘러싼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은 중일 양국의 관계를 진정시키기 위해 안보 관련 거물급 인사들을 일본과 중국에 파견키로 했다. 지일파로 알려진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을 주축으로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국무부 부장관,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석좌교수, 스티븐 해들리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방문단에 포함돼 있다. 이들은 22, 23일 일본을 방문해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를 면담, 중국과 관계 개선을 촉구한 뒤 중국으로 건너가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장관을 만나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중일 양국이 공조하고 타협하라고 요구할 계획이다. 교도(共同)통신은 미국 정부가 여야를 아우르는 아시아 전문가들을 방문단에 포함시킨 것은 중일 양국 대립의 장기화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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