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에 성공했다. GCF는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는 국제금융기구다. 미래 인류의 생존과 공동 번영을 위해 당연한 과제인 지구촌의 기후변화와 녹색성장을 담당하는 만큼 장차 중요성과 역할이 국제통화기금(IMF)에 버금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국제기구를 한국에 두게 됐다는 것은 대단한 의미를 갖는다.
사실 올림픽, 월드컵에 G20정상회의까지 개최한 나라로서 우리의 국제기구 유치는 불모나 다름없다. 30여 개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지역센터나 소규모이다. 그나마 가장 큰 국제백신연구소(IVI)도 20개국 160명 정도의 규모다. 2년 전 UN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에서 설립을 승인해 15개 선진국과 25개 개발도상국으로 구성된 녹색기후기금 설계위원회는 2020년까지 연간 1,000억 달러의 재원을 마련키로 합의했다. 기금 조달과 집행을 중추적으로 맡게 된 만큼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위상도 한층 높아지게 됐다.
경제적 효과도 적지 않다. GCF는 직원만 해도 수 백 명에 달하고, 매년 수천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업무와 회의를 위해 사무국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그에 따른 지출과 고용창출, 각종 서비스산업의 확대를 감안하면 경제파급효과가 연간 3,800억원(주재원 500명 기준)에 이를 것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전망하고 있다. 인천 지역경제 활성화와 함께 아직도 제대로 자리 못 잡고 있는 송도가 명실상부한 국제도시, 녹색도시로 발돋움할 기회도 마련됐다.
GCF 사무국의 유치는 우연이 아니다. 꾸준한 경제개발경험 공유사업(KSP)이 없었다면 아프리카의 지지를 얻기 어려웠을 것이다. 과감한 GCF 운영비와 개도국 역량구축을 위한 신탁기금지원 약속, 선진국과 개도국의 '가교'역할을 강조한 홍보전략도 막판 극적 뒤집기로 독일을 따돌리는 발판이 됐다. 국제적 신뢰를 바탕으로 치밀하게 준비해온 정부의 노력을 평가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앞으로 성공적 운영을 통해 우리나라가 또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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