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이자를 많이 주고 대출 이자를 덜 받는 것이 고객에 대한 최상의 공헌이다."
강만수 KDB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줄곧 이 말을 강조해 왔다. 이후 '강만수 회장식 사회공헌'의 첫 작품인 KDB다이렉트 상품은 9월 출시 이후 선풍적 인기를 끌며 지금껏 승승장구하고 있다. 예수금은 5조6,000억원을 돌파했고 수시입출금식 통장인 KDB다이렉트 하이어카운트 가입자는 11만7,000명을 넘어섰다. 무(無)점포로 인건비와 점포 유지비를 줄이고 대신 고객한테 고금리로 돌려주자는 전략이 적중한 것이다. 현재 하이어카운트 금리는 연 3.25%, 하이정기예금은 3.80%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출시 당시(하이정기예금 연4.5%)보다 0.7%포인트 낮아졌으나 여전히 시중은행 1년 정기예금(3.30%대)보다 많이 높다.
이렇게 고금리 전략으로 끌어 모은 예수금은 'KDB다이렉트 파이오니어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금융 소외 계층을 돕는데 쓰인다. 산은 관계자는 "다이렉트 예수금은 위축되고 있는 내수산업과 벤처창업ㆍ소기업 지원, 영세 상인ㆍ기업, 청년창업 지원 등에서 금융 사각지대를 없애는데 쓰일 예정인데 올해 목표 자금은 2조원"이라고 말했다. 신용보증기금ㆍ기술신용보증기금ㆍ신용보증재단 등의 보증을 활용해 인건비를 낮췄고, 이 덕에 연 5~6% 초반대의 금리로 돈을 빌려줄 수 있다는 게 산업은행 측 설명이다.
급전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저금리 대출 상품도 내놨다. 산은은 12월24일까지 중소ㆍ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연 평균 3.95% 금리의 특판 대출을 실시하고 있다. 산은의 기존 대출금리보다 최대 1.25%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ㆍ피치로부터 금융권 최고 수준인 Aa3와 AA- 등급을 각각 받은 것을 기념한 특판이다. 강 회장은 "신용등급이 올라 조달비용이 크게 줄어드는데 이 혜택을 중소기업에 돌려주겠다"며 "대출규모가 3조원인데 조기 소진되면 규모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이 예금이자나 대출금리 등에서만 파격적 행보를 보이는 건 아니다. 금융권에서 유행처럼 너나 할 것 없이 고졸 행원 채용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산은처럼 정규직으로 뽑는 곳은 드물다.
산은은 올해 상반기 60명의 고졸 행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입행 후 대학에 들어가면 등록금도 전액 산은에서 지원한다. 남자 고졸 행원은 군 복무 중에도 기본급의 50%를 월급으로 받고, 복무 후엔 복직도 보장받는다.
산은의 사회공헌의 한 축이 은행 본연의 업무에서 나온다면 다른 한 축은 순수 봉사활동에서 이뤄지고 있다.
산은은 올해 사회공헌팀을 사회공헌단으로 확대했다. 좀 더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활동을 하기 위해서다. 이웃사랑, 나라사랑, 교육사랑, 문화사랑 등 4가지 사랑이 사회공헌을 관통하는 핵심이다.
이웃사랑 활동에선 1996년 직원과 직원 가족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봉사 조직 '산은가족자원봉사단'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매달 지체장애 아동 시설인 주몽재활원, 미혼모 아기들을 위한 성로원아기집, 삼성농아원 등을 방문해 사랑을 나누고 있다. 백혈병 환자를 위해 '사랑나누기 헌혈 캠페인'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농촌사랑 1사1촌 운동'은 나라사랑 활동의 대표작이다. 2004년 8월부터 강원 철원군 양지마을과 자매결연하고 농특산물 구매 등 상호교류활동을 펼치고 있다. 5월에는 강원 화천에 있는 육군 제7보병사단과 '1사1병영 자매결연'도 맺었다. 일시적인 위문공연보다는 군 장병들이 전역 후 고민하는 취업문제와 금융ㆍ재테크 상담 등 실질적인 도움이 될 프로그램을 발굴하는데 힘쓰고 있다. 실제 이번 하반기 인턴 채용 때 산은은 이곳 부대에서 전역한 장교 5명을 채용했다.
교육사랑 분야로는 매년 두 차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경제교육 자원봉사활동과 1985년부터 참가해 온 '도서벽지 어린이 서울초청 행사' 등이 있다.
산은은 또 문화ㆍ예술ㆍ스포츠의 대중화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오페라 '나비부인' 등을 후원했고, 올 상반기에는 '로린마젤 필하모니아 내한 공연'을 단독 후원했다.
드림뱅크도 공들이는 사업이다. 드림뱅크는 사회복지단체 등과 협약을 맺고 음악ㆍ미술ㆍ스포츠 등에 재능이 있지만 경제 사정이 여의치 않아 꿈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저소득층 청소년들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외에도 저소득층 아동 교육 지원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형편이 어려운 공부방이나 복지시설 등에 강사를 파견하고, 뮤지컬 연극 등 문화예술공연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이 생산하는 교육 기자재도 구입해 지원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시민의 일원으로 나눔을 확산시키고 따뜻한 금융을 실천하는 은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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