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17일(한국시간) 테헤란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4차전에서 0-1로 졌다. 박주영(27ㆍ셀타 비고)의 미스터리한 부진이 화제가 됐다. 지난 9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셀타 비고로 임대 이적된 후 출전 시간이 늘어나고 골까지 터트리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대표팀에서는 위력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이란전 최전방에 나선 그는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변변한 슈팅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소속 팀 복귀 후 첫 상대는 레알 마드리드. 설명이 필요 없는 세계 최고 명문이다. 박주영은 골을 터트리지는 못했지만 이란전 부진을 씻어낼 만한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박주영은 21일(한국시간)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의 2012~13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라리가) 8라운드 원정 경기 후반 교체 출전했지만 골을 얻지 못했고 팀은 0-2로 완패했다.
이란전에서 가벼운 발목 부상을 당한 박주영은 베스트 11에 들지 못한 채 벤치에서 경기 시작을 맞았다. 0-1로 뒤진 후반 12분 파코 에레라 셀타 비고 감독은 이아고 아스파스 대신 박주영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반전은 없었다. 오히려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22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페널티킥 추가골로 2-0으로 달아났다. 박주영은 두 차례 상대 수비의 빈 틈을 파고 든 후 동료에게 볼을 달라는 손짓을 보냈지만 외면 당했다.
그러나 박주영은 단 한번 잡은 찬스에서 기막힌 헤딩 슛을 날리며 집중력을 뽐냈다. 후반 42분 역습 상황에서 오른쪽 측면을 파고 든 우고 마요의 크로스가 올라오자 박주영은 세르히오 라모스 등 상대 수비수 3명을 따돌리고 그림 같은 헤딩 슛을 날렸다. 그러나 더 기가 막힌 장면이 이어졌다. 골대안으로 빨려들어가던 볼을 레알 마드리드 수문장 이케르 카시야스(31)가 몸을 날려 막아낸 것.
박주영은 얼굴을 감싸 쥐고 그라운드에 쓰러지며 아쉬워했다. 세계 최강을 상대로 골을 뽑아낼 기회를 놓친 셈이다. 하지만 박주영은 레알 마드리드전 활약으로 에레라 감독의 신임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 '에이스' 아스파스 대신 투입됐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박주영은 28일 데포르티보 라코루냐와의 라리가 9라운드 홈 경기에서 시즌 2호 골을 노린다.
한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기성용(23ㆍ스완지시티)은 21일 열린 위건 애슬레틱과의 8라운드 홈 경기에 중앙 미드필더로 풀타임 출전했고 팀은 2-1로 승리했다. 기성용은 지난 9월 스완지시티 유니폼을 입은 후 처음으로 EPL 승리를 맛보는 기쁨을 누렸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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