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 중심가에서 19일 차량을 이용한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폭발로 레바논의 정보기관 고위 관리를 포함해 최소 8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을 입었다. 폭발의 배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외신은 인접국인 시리아 내전사태와 관련성에 주목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폭발은 19일 오후 기독교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사신광장 인근의 한 건물 밖에 세워져 있는 차량에서 발생했다. 목격자들은 차량이 폭발하는 순간 사방으로 파편이 튀고 부상자들이 피를 흘리며 거리로 뛰쳐나왔다고 전했다. 한 시민은 "사신 광장 근처에 서 있다가 큰 폭발음을 듣고 곧장 달렸다"며 "주차장 근처에서 15명이 피를 흘리고 있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현지 언론은 이날 폭발로 최소한 8명이 숨지고 78명이 부상을 입었는다고 전했으며, 레바논 적십자사는 부상자 중 20명은 중태라고 밝혔다. 또 BBC방송은 레바논 정보기관 고위 관리인 위삼 알 하산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베이루트에서 차량폭발 사건이 발생한 것은 2008년 미군 외교관 차량 폭발사건으로 3명이 숨진 후 4년여 만에 처음이다.
이번 폭발의 배후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지만 AP통신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시리아 내전이 격화하면서 최근 다양한 종교 종파가 공존하는 레바논에서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레바논 내 수니파 세력은 시리아 반군 세력을 지원하고 있으며,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알라위파인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에 우호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 AP통신은 종파간 갈등으로 오랜 기간(1976~1990년) 내전을 겪은 레바논이 시리아 사태의 여파로 다시 혼돈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폭발을 목격한 한 시민은 "이번 폭발을 시작으로 다시 분쟁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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