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민주통합당의 야권 후보 단일화 요구와 거리를 둔 채 마이웨이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안 후보는 19일 "끝까지 가야죠"라고 말하는 등 대선 완주 의지를 밝혔다. 또 대선 캠프 규모도 급속도로 키워 가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 경쟁을 앞두고 안 후보가 '강공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안 후보는 이날 강원 강릉과 평창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어제 '두 달 더 기대하셔도 좋다'고 말한 것이 완주하겠다는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열심히 해서 끝까지 가야죠"라고 답했다. 안 후보는 "국민이 원해서 단일화 과정이 생긴다면 이겨서 끝까지 갈 것이고, 아니면 아닌 대로 끝까지 가겠다"고 부연했다. 안 후보 본인이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서든, 단일화가 무산돼 '3자 대결'을 벌이게 되든 이번 대선에서 끝까지 뛰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이다. 안 후보는 전날 속초 시민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앞으로 (대선까지) 두 달은 더 기대해도 좋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지난달 25일에도 "이미 강을 건넜고, 건너온 다리를 불살랐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야권 후보 단일화에 응하기 위한 조건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안 후보는 단일화 전제조건으로 내건 '정치혁신과 그 진정성에 대한 국민 동의'를 판단할 방안에 대해 "여론조사는 한계가 있고, 유럽 등 선진국에서 하는 것처럼 대표성을 가진 분들이 사회적 대타협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안 후보는 '정치혁신 대상에 인적 쇄신도 포함되는가'라는 물음에 "그 쪽(정당)에서 판단할 문제"라며 "제가 아닌 국민이 (인적 쇄신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해 민주당의 쇄신을 요구했다. 안 후보 캠프가 이날 유력 대선 후보 3자 TV 토론을 제안한 것도 완주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안 후보는 여권의 전략기획통인 이태규씨를 캠프에 신설된 미래기획실 실장에 임명하는 등 조직 보강에 나섰다. 이씨는 현정부에서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을,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대선 캠프에서 전략기획팀장을 지냈다. 민주당 출신인 정기남 국가비전연구소장은 비서실 부실장에 선임됐다. 안 후보의 적극적 영입에 따라 캠프 인원이 한 달 만에 150여명으로 늘어났다. 후보 단일화를 염두에 둔 '간이 캠프'로 가지 않겠다는 안 후보의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는 이날 경북도당 당원 교육을 통해 후보 단일화 문제에 대해 "우리 후보가 2002년보다 조건이 좋다"면서 문 후보로의 단일화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강릉ㆍ평창=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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