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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 치료 가능… 경증서 중증으로 넘어가기전 발견·치료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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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 치료 가능… 경증서 중증으로 넘어가기전 발견·치료가 중요

입력
2012.10.19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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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하면 불치병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 치료 가능한 치매가 10~20%는 된다. 흔하지는 않지만 중증으로 넘어가지 않고 경증 상태가 유지되는 환자도 있다.

동양에는 뇌졸중을 비롯한 뇌혈관질환의 합병증으로 치매 증상이 나타나는 혈관성 치매가 서양에 비해 많다. 우리나라는 전체 치매의 약 25%가 이에 해당한다.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건 일반적인 치매(알츠하이머병)와 비슷한데, 걸음걸이가 느려지고 감정표현과 말수가 줄고 발음이 나빠지고 사래가 자주 걸린다는 점이 특징이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나덕렬 교수는 "고혈압과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흡연, 운동부족 같은 뇌혈관질환 위험요소를 없애고 일찍 치료를 시작하면 혈관성 치매 진행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타민 부족이나 갑상선질환, 간질환, 신장질환, 우울증, 수두증(뇌 속에 물이 차는 병), 뇌종양 등 때문에 치매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피검사나 뇌 영상촬영으로 쉽게 진단하고 약이나 수술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 기저질환의 합병증으로 나타나는 치매이기 때문에 원인이 되는 병을 해결하면 자연스럽게 나아진다.

가장 흔한 치매인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은 아직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 다만 병이 진행되는 속도를 늦춰줄 수는 있다. 예를 들어 뇌에서 서로 다르게 작용하는 두 약을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함께 쓰면 어느 한 가지만 쓸 때보다 병의 진행이 더디다.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양동원 교수는 "인지기능을 돕는 뇌 신경전달물질(아세틸콜린)의 분해를 막는 약과 신경세포를 죽이는 물질(글루타민)을 억제하는 약을 같이 쓰면 증상 악화가 훨씬 덜하다는 보고가 나와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기억력이나 일부 인지기능 장애만 보이고 보통의 일상생활에는 별 문제가 없는 치매 초기 상태나 전 단계(경도인지장애)일 때 일찍 치료를 시작하면 본격적인 알츠하이머병으로 발전하지 않고 그 상태를 유지하며 지낼 수 있다는 쪽으로 전문의들의 견해가 모아지고 있다. 양 교수는 "경도인지장애의 약 80%는 본격 치매로 진행하고, 13%는 도로 회복된다"며 "경도인지장애일 때 뇌 양전자방출단층(PE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알맞은 약을 찾아 치료하면 증상 악화를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양 교수의 환자 중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은 한 70대 남성은 5년 정도 약을 처방 받으며 초기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양 교수는 "전화번호나 약속 시간, 며칠 전의 일 등을 잘 기억하지 못하지만 환자 스스로 사소한 일들도 꼼꼼히 적어놓는 습관을 들이며 보호자의 도움 없이 지내고 있다"며 "틈틈이 강의를 하며 머리를 쓰는 활동을 계속하고, 지인을 만나는 등 사회생활을 꾸준히 하고, 운동을 열심히 하는 환자의 노력도 병의 진행을 막고 있는 주된 요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결국 알츠하이머병은 경도인지장애 같은 초기나 경증 단계일 때 빨리 발견해 환자 스스로 의지를 갖고 생활습관을 바꾸며 인지기능 훈련이나 약물치료 등을 시작하는 게 중증으로 나빠지는 걸 늦추는 길이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이재홍 교수는 "치매 증상이 확연히 드러나면 뇌 신경세포가 70% 이상 없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별다른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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