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제품의 상징이었던 PC시대가 저물고 있다. 모바일의 급속한 부상으로 PC의 위력은 갈수록 힘을 잃고, 관련기업들도 맥을 못 추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PC 시장은 2001년 이후 11년만에 마이너스 성장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와 관련,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는 올해 세계 PC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1.2% 줄어든 3억4,870만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 봤고, 가트너 역시 올해 세계 PC시장 성장률이 마이너스 1.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탄탄한 성장을 구가하던 PC산업이 위축된 가장 큰 이유는 모바일기기의 확산 때문. 과거 PC가 담당했던 인터넷, 게임 등 상당 부분을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대신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바람에 PC의 주기억장치로 쓰이는 D램 메모리 반도체와 중앙처리장치(CPU), 소프트웨어도 타격을 받고 있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는 D램 시장에서 PC용 D램은 점유율이 올해를 기점으로 절반 이하로 축소되고, 그 자리를 모바일 D램과 서버 제품군이 메울 것으로 분석했다.
PC의 두뇌인 CPU를 만드는 인텔도 직격탄을 맞아 3분기 실적이 매출 134억6,000만달러, 영업이익 38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5%, 영업이익은 무려 19.7% 감소한 수치다. 이 때문에 로이터통신은 "인텔의 좋은 시절이 끝나간다"고 전했다.
이달 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새로운 운용체제(OS)인 '윈도8'을 내놓아도 PC 교체는 많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예전엔 MS가 새로운 OS를 내놓으면 PC시장이 'MS 특수'를 누렸는데, 더 이상 그런 MS의 지배력은 기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선태 NH농협증권 애널리스트는 "PC는 보급률이 포화상태여서 내년에도 세계 시장이 1% 성장에 그칠 전망"이라며 "새로운 OS와 CPU가 나와도 이전 제품과 큰 차이가 없어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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