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4호선 명동역과 바로 이어지는 퇴계로 대로변 노른자위 땅 명동 밀리오레(사진)가 새 주인을 찾지 못해 헤매고 있다. 현재 명동 밀리오레 저층에는 다른 지역의 밀리오레처럼 옷 가게들이 들어서 있으나 SPA(제조ㆍ유통 일괄형 의류) 브랜드의 인기 등 시대의 변화로 입지가 크게 축소됐다.
이 때문에 명동 밀리오레의 소유주인 성창F&D는 지난해부터 이 건물의 4층 이상을 비즈니스 호텔로 용도변경하고 리모델링 공사를 하며 매각 작업을 진행해 왔다. 명동은 이미 관광객 천국이 됐지만 숙박시설이 절대 부족한 터라, 비즈니스 호텔수요가 넘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동안 '누가 인수한다더라' '무슨 호텔이 임대한다더라'하는 말만 무성했을 뿐,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은 채 또다른 인수 후보만 거론되기를 반복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성창F&D로부터 KB자산운용이 명동 밀리오레를 인수하면 건물을 임대해 비즈니스 호텔을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던 조선호텔이 이 계획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매각 주체로부터 임대 의사 타진이 와서 검토했지만 몇 번 얘기가 오간 후 중단됐다고 알고 있다"며 "지난 8월께 언론에 크게 보도가 돼서 알려지긴 했지만 양측 협상이 그렇게 많이 진전된 상태가 아니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명동 밀리오레를 매물로 내놓은 성창F&D는 올해 초 싱가포르계 부동산 투자회사인 퍼시픽스타그룹(PSG)과 우리은행, HMC투자증권 등이 주요주주인 피에스운용에 매각할 예정으로 알려졌지만 협상은 결렬됐다. 또 6월에는 동부증권에 2,000억~2,500억원에 매각키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또다시 무산됐다. 당시 호텔 운영업체로는 일본계 '르와지르'가 거론됐었다. 그리고 지난 8월에는 KB자산운용이 인수하고 조선호텔에 임대한다고 보도됐으나 결국 조선호텔이 중단한 것이다.
KB자산운용 측과의 인수협상도 완료되지 않았다. KB 측은 협상이 진행 중인지, 중단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성창 측은 조선호텔 외에도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을 비롯해 다수의 호텔과 접촉했다고 알려졌다. 80% 가량 진행된 호텔 리모델링 공사도 최종 임대자가 결정되지 않아 일단 중지된 상태다.
전국 6곳에서 밀리오레를 운영 중인 성창F&D는 신촌 밀리오레 매각도 추진 중이지만 이 역시 설만 무성할 뿐 진전이 없는 상태다. 지난 7월에는 이마트와 이랜드가 신촌 밀리오레 인수를 위해 격돌한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양사 모두 부인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