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에서는 스타팅 멤버만 뛰어나다고 훌륭한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백업 전력의 중요성이 절대적이다. 특히 부상 선수가 발생했을 때 백업의 중요성은 여실히 드러난다. 2012~13 KB 국민카드 프로농구 시즌 초반은 백업 전력이 차지하는 비중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었던 원주 동부와 안양 KGC 인삼공사는 올해도 강력한 우승 후보다. 그러나 시즌 초반 결정적인 전력 누수가 발생했다.
동부는 야전 사령관과 주포가 모두 빠진 채 시즌 개막을 맞았다. 포인트 가드 박지현(33ㆍ184㎝)과 슈팅 가드 이광재(28ㆍ187㎝)가 모두 부상으로 코트에 서지 못하고 있다. 외곽을 지키는 두 명 가드가 동시에 빠진 것은 개막 2연패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러나 대안은 있었다. 최윤호(26ㆍ186㎝)가 연일 고감도 외곽포를 터트리며 박지현과 이광재의 빈 자리를 메우고 있다. 비록 팀의 패배로 빛을 잃었지만 지난 14일 서울 SK를 상대로 23점을 터트리며 분전했고, 17일에는 전주 KCC를 상대로 3점 슛 3개 포함 17점을 적중시키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최윤호는 2009년 울산 모비스에 입단한 후 철저히 그늘에 머물렀다. 데뷔 시즌 1경기 2분 49초 출전에 그쳤고, 2010~11 시즌에는 경기당 평균 8분을 뛰며 3.2점의 기록을 남겼다. 지난 시즌 동부로 이적한 뒤 시즌 초반 잠시 '반짝'했지만 이내 빛을 잃었다. 45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평균 8분35초 동안 코트를 밟고 2.8점에 그쳤다.
최윤호는 올 시즌 비록 3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경기당 33분10초 동안 코트를 누비며 평균 14점을 기록하고 있다. 초반 기세를 이어가는 것이 최윤호의 목표다. 지난 해 10월29일 창원 LG전에서 개인 최다인 24점을 몰아 넣는 꿈 같은 활약을 펼쳤지만 상승세가 오래가지 않았다.
KGC 인삼공사는 팀의 대들보 오세근(25ㆍ200㎝)을 잃었다. 고질적인 발목 부상으로 올 시즌 코트에 돌아올 수 있을 지 불투명하다. 오세근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MVP다. 공수에 걸쳐 결정적인 몫을 했다. 그를 대신할 수 있는 선수가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기우였다. 베테랑 포워드 김일두(30ㆍ196㎝)가 있었다.
김일두는 동부와의 개막전에서 15점 4어시스트의 맹활약으로 91-84 승리를 이끌었다. 승부처였던 4쿼터에 양팀 최다인 10점을 집중시켰다. 지난 14일 인천 전자랜드전에서는 8점에 그쳤다. 그러나 이 점수를 모두 대역전의 발판이 된 3쿼터에 몰아 넣었다. 김일두가 오세근의 빈 자리를 지키자 KGC 인삼공사는 개막 후 2연승을 달렸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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