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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표 KAIST 총장 "내년 3월 자진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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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표 KAIST 총장 "내년 3월 자진 사퇴"

입력
2012.10.1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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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외에서 끊임 없이 사퇴 압박을 받아온 서남표(76) 카이스트(KAIST) 총장이 내년 3월 자진 사퇴하겠다고 일정을 못박았다. 하지만 카이스트 교수협의회는 즉각 해임을 요구했고 총학생회도 총장실 점거를 예고, 교내 갈등과 혼란은 지속되고 있다.

서 총장은 17일 서울 수송동 서머셋팰리스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3월 정기이사회를 끝으로 임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며 "1월 중에 후임 총장 선임절차를 진행하도록 이사회를 열어달라고 공식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총장은 후임 총장 인선에도 관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 10위권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미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 수준의 글로벌 거버넌스체제로 개편해야 한다"며 "해외 유명대학 총장과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을 이사로 영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오명 카이스트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서 총장은 "대통령이 그렇게(서 총장을 그만두게) 하라고 했다는 얘기를 오 이사장에게 수 차례 전해 들었다. 실제 대통령이 그렇게 말했는지 오 이사장이 협박하기 위해 대통령 이름을 팔았는지 알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카이스트 교수들은 "임기를 연장하고 자신에게 우호적인 인물에게 총장 자리를 넘겨주겠다는 속셈"이라고 보고 있다. 경종민 카이스트 교수협의회장은 "7월 20일 이사회에 서 총장 계약해지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었으나 서 총장과이 3개월 후인 10월 20일 물러나겠다고 오 이사장과 비공개 합의해서 보류됐었다"며 "3개월을 다 써먹더니 이제 5개월을 달라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연대 학장 공석 사태가 몇 달째 계속되고 생각 있는 사람들은 모두 보직에서 나가 학교가 뇌사상태"라며 "25일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해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학생회 역시 다음 이사회에서 총장 퇴진이 결정되지 않으면 총장실을 점거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MIT 교수로 재직하던 서 총장은 2006년 7월 영입돼 강도 높은 카이스트 개혁을 추진했으나 독선적인 리더십으로 반발을 샀다. 특히 지난해 1월부터 학생 5명과 교수 1명이 잇따라 자살하며 사퇴여론이 급속히 확산됐다. 서 총장 부임 이후 학점이 낮은 학생에게 징벌적 등록금을 부과하고, 100% 영어수업을 의무화해 과도한 경쟁 스트레스를 유발했다는 비난이었다. 서 총장은 이런 개혁정책으로 올해 카이스트의 대학평가 순위가 대폭 높아졌다는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라이벌인 포스텍(포항공대)은 징벌적 등록금제가 없고, 기초소양 과목은 영어수업을 하지 않지만, 대학평가에서 카이스트를 앞서 있다.

이사회가 계약해지 결정을 하더라도 90일 전에 통보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서 총장이 버틸 경우 3개월 이후에야 물러나게 된다. 이 때문에 교수협의회는 25일 회의가 열릴 이사회에 즉각 해임안을 상정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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