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권의 3분기 실적이 '어닝쇼크(earning shockㆍ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수준이 될 전망이다. 경기 침체에 따른 자산 성장세 둔화와 함께 예상치 못한 웅진사태까지 겹친 탓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19일 하나금융을 시작으로 다음 달 초까지 이어질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은행권 분위기가 침울하다. 앞선 2분기에서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60%(3조3,000억원)가량 감소했는데, 또 다시 이익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은행 이익 하락폭을 가늠할 수 없다"면서 상장 은행주의 이익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하나, KB금융 등 6개 주요 금융사의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7% 이상 감소한 2조3,300억원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출자전환주식 매각 등 일회성이익이 4조원가량 줄어든 2분기와 달리, 은행 수익의 대부분을 점하는 이자마진 자체가 줄어드는 것이어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올해 2분기 순이자마진율이 2.17%로 전년 동기보다 0.19%포인트 떨어졌으나 3분기에는 기준금리 인하와 대출금리 및 수수료 인하 등으로 이자수익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법정관리 개시에 따른 대손비용도 감안해야 한다. 금융권이 감당해야 할 웅진 관련 대손충당금은 1조원에 이른다. 신한금융의 경우 당초 3분기 순익이 2분기(6,314억원)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대손충당금 탓에 순익이 6,000억원을 밑돌 전망이다. 우리금융(4,100억원), KB금융(5,100억)도 15% 이상 순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 기조로 은행들의 실적 부진이 최소 내년 상반기까진 계속될 전망인 만큼 이번 기회에 수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저성장 추세에 맞춰 건전성을 높이고 비이자이익 부문의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성종 농협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손쉽게 수익을 낼 수 있는 이자부분에만 의존하지 말고 저금리 기조에 맞는 다양한 상품ㆍ서비스 개발과 함께 유가증권, 외화파생상품, 신탁관련 업무 등 비은행 부문의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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