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후보 측은 16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측이 야권 후보 단일화 추진 등을 위해 14일 제안한 정치혁신위원회 공동 구성 방안을 거부했다. 문 후보 측은 지속적으로 단일화 논의를 제안하고 있으나 안 후보 측은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지 한 달 가량 됐는데도 아직까지 단일화 논의 참여를 약속하지 않고 독자 행보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단일화 전선에 이상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실제 단일화 논의가 시작되더라도 상당한 난관이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심지어 정가 일부에서는 안 후보가 무소속으로 완주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안 후보 측은 이날 문 후보 측이 정치혁신위 공동 구성과 경제민주화 논의를 위한 2자 회동을 제안한 데 대해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국회와 대통령의 일을 구분해서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지킬 수 있는 약속을 하는 범주의 일은 2자가 아니라 3자가 만나 논의하는 것이 정확하고 분명하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우리는 지금 단일화 한다, 안 한다는 전제를 갖고 있지 않다"며 "안 후보가 '건너온 다리를 불살랐다'고 말했다. 국민과 함께 마지막까지 달릴 것"이라고 완주 의사를 밝혔다.
안 후보 캠프의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은 "단일화가 되면 대선에서 무조건 승리할 수 있다는 생각은 착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은 정당이 지역 대결을 기반으로 한 기득권 구조를 이대로 계속 유지하는 데 대해 문제를 삼고 있다"며 "민주당이 보다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반면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이날 "후보 단일화에 대한 안 후보 측의 생각이 무엇인지 갈피를 잡기 어렵다"고 안 후보 측을 비판했다. 이에 앞서 문 후보는 15일 만찬 기자간담회에서 "단일화를 못할 이유가 없고, 따로 가는 게 국민들이 볼 때 이상하다"며 "안 후보가 들어오면 우리가 기득권을 버리면 된다"고 강조했다.
양 측의 입장 차이 때문에 단일화 논의 시작을 위한 분위기 조성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선 "안 후보가 3자 구도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전략으로 갈 경우 단일화가 매우 어려울 수 있으며, 후보 등록일(11월 25일) 이후까지 단일화 싸움이 전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범야권 재야 원로들의 단일화 조정 역할론까지 제기된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함세웅 신부 등 범야권 원로들로 구성된 '희망2013 승리2012 원탁회의'는 23일쯤 전체회의를 열어 후보 단일화 추진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