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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끝까지 거부하긴 어려워… 단일화 국면 주도권 잡기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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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끝까지 거부하긴 어려워… 단일화 국면 주도권 잡기 전략

입력
2012.10.1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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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캠프 회의에서는 그 문제에 대해 전혀 논의하지 않는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 캠프의 주요 인사에게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에 대해 물어보면 이런 대답이 돌아온다. "단일화를 할지 안 할지는 우리도 모른다"등의 답도 있다. 그만큼 고민이 많다는 방증이다.

안 후보 측은 단일화 논의를 일단 개시하자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측의 요구를 매정하게 뿌리치고 있다. 문 후보 측이 제안한 '정치혁신위원회 공동 구성과 경제민주화 논의 2자 회동'에 대해 거부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안 후보 캠프 핵심 관계자는 16일 "지금은 단일화 논의를 할 때가 아니라는 입장"이라며 "정책이나 비전 등에 집중해 '이렇게 하겠다'는 점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 후보도 이날 아시아 미래포럼 개회식에서 후보 단일화 조건으로 제시한 '정치 혁신'에 대해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 국회가 개원할 때 양당이 국회의원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아무 결론도 없이 슬쩍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 것이 참 이상하다"고 여야를 비판했다. 그는 '무소속 후보가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나름의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어서 크게 어렵다는 생각은 안 해봤다"고 답했다.

안 후보 측이 단일화 논의에 거리를 두면서 실제 단일화를 낙관할 수만은 없는 분위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유민영 대변인은 "안 후보는 '국민후보'이다. 1년여 동안 높은 지지율을 유지한 실체도 있다"며 "마지막까지 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안 후보의 지역포럼 등 조직이 점차 커지고 있는 점, 안 후보 캠프 일부에서 친노(親盧)세력에 대한 거부감이 존재하는 점 등도 단일화 협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난해 서울시장 보선 당시 박원순 시장과의 후보 단일화 추진 과정에서는 서로 속내를 털어놓는 등 사전에 신뢰 형성이 이뤄졌는데 지금 안 후보 측과는 그런 신뢰 관계가 구축돼 있지 않다"고 털어놨다.

그렇다면 안 후보가 끝까지 단일화를 거부할까. 이런 질문을 한다면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더 많다. 캠프 관계자는 "안 후보가 '정권교체'와 '정치쇄신'을 동시에 강조하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가 이번 대선의 성격을 '집권당의 책임을 묻는 선거'라고 규정한 점도 신경 써야 할 대목이다. 즉 최근 행보는 단일화 국면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싸움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안 후보 측은 '단일화는 안 후보로 돼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은 안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민주당이 사실상의 여당이 되는 시나리오를 상정한 듯 "안철수정부가 탄생하면 민주당은 협력정당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두 후보 측 모두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히고 있어서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난관을 겪은 뒤 결국 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양 측의 신경전이 과열되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세일 경우 단일화가 무산돼 3자 구도가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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