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등 아시아 주요 5개국의 국방비 지출이 2000년대 들어 2배 늘었다고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아시아 국방비 지출 2000-2011'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대상 국가는 중국 일본 인도 한국 대만 등 아시아 국방예산 상위 5개국이다. 이들 국가의 국방비는 아시아 전체의 87%를 차지한다.
보고서는 연평균 증가율이 13.4%에 이르는 5개국의 국방비가 경제위기 여파로 수년째 국방비를 줄이고 있는 유럽이나 미국과 확연히 대비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올해 아시아의 국방비 지출 규모가 유럽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시아 국방예산 증가는 중국이 선도한다. 보고서는 중국이 국방비를 2000년 225억달러에서 2011년 899억달러로 4배 가까이 늘리면서 아시아 최대(2005년 일본을 추월)이자 미국에 이은 세계 2위의 국방예산 대국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5개국 전체 국방예산에서 중국은 2000년 19.9%에서 지난해 40.2%로 급증했다. 보고서는 CSIS가 인용한 공식 수치가 중국의 실제 국방비를 과소평가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스웨덴 스톨홀름국제평화연구소는 중국의 2011년 국방예산을 1,422억달러로 추정했다.
일본의 국방예산은 2000년 400억달러에서 2011년 582억 달러로 45.5%로 늘었고, 인도는 같은 기간 251억달러에서 370억달러로 47.6% 증가했다. 한국은 171억달러에서 286억달러, 대만은 83억달러에서 101억달러로 늘었다.
보고서는 "이들 5개국의 군비 확장이 특히 2005년 이후 두드러진다"면서 "한국의 차세대전투기(FX)사업, 일본의 F-35전투기 구매, 인도의 중형급 다목적전투기 사업 등 대규모 장비 도입이 최근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이들 국가가 개별 군인들의 전투력 향상보다는 군대 규모 확장에 치중하고 있다며 "질보다 양을 우선하는 투자"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의 향후 국방비 지출 확대 여부는 정치ㆍ경제적 상황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가이 벤아리 CSIS 분석가는 "아시아의 경제성장 둔화로 국방비 투자 여력은 약화하고 있지만 불확실한 지역안보 상황, 해상 영토 분쟁 등이 각국의 군비 지출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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