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이 18, 19일 이틀간 '한국문학 속의 민주주의, 민주주의의 눈으로 본 한국문학'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연다. 책임기획을 맡은 함돈균 민족문화연구원 HK연구교수는 "문학을 통해 한국사회 변화를 짚고 2012년 민주주의를 재조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포지엄 첫날에는 김인환 고려대 명예교수가 기조발제를 맡아 신동엽(1930~1969) 시인이 추구한 민주주의를 되짚는다. 김 교수는 '신동엽이 평생토록 일관되게 추구한 시정신은 민주주의였다'며, 19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한국 민주주의 역사와 이를 반추, 예견한 신동엽의 시를 소개한다. 김 교수는 서사시집 을 비롯해 '후화 2', '풍경' 등 신동엽의 대표작을 통해 '신동엽은 60년대에 이미 이러한 사태를 예견했다'고 분석했다. 함돈균 교수는 황석영의 '객지',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통해 1970년대 민주주의를 분석한다. 함 교수는 "소설 속 노동계급의 분노와 원한은 사적인 감정이 아니라 다른 공동체를 염원하는 새로운 정치적 가능성으로 읽힌다"며 " '계급투쟁에 의한 정치적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19일에는 젊은 학자들이 2000년대 문학작품을 통해 한국 민주주의 현실을 비평한다. 고봉준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연구교수는 이시영 진은영 심보선 등의 시로 2000년대 한국시에 반영된 민주주의를 분석한다. 고 교수는 '2000년대 출간된 몇몇 시집들은 민주주의와 정치의 맥락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며 '한국사회의 자본주의적 질서가 암묵적으로 강제하는 합의의 틀을 벗어난 곳에서, 가난한 자들의 삶을 형상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진단한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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