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부터 올해 9월까지 21개월간 서울에서 일어난 강력 범죄만 해도 23만건에 달한다. 차량 도난 사건부터 살인 사건까지, 크고 작은 범죄가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건 현장에서 지문과 족적, 혈흔 등으로 범인의 정체를 밝혀내는 사람들이 있으니 바로 과학수사대원들이다. EBS '극한 직업'은 17, 18일 밤 10시 50분 대한민국 모든 사건의 실마리를 푸는 경찰 과학수사대 사람들을 소개한다.
48명으로 구성된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는 늘 분주하다. 날로 진화하는 범죄의 단서를 잡기 위해서는 과학 수사가 꼭 필요한 데다 사건들이 끊이지 않고 있어 사무실 불이 꺼질 틈이 없다. 도난 차량에 찍힌 지문부터 유사 성매매 단속 중 수거한 수 만 장의 전단지까지, 거기 찍혔을지 모를 지문 수색부터 현장 감식팀의 손을 거친다. 전단지 한 장 한 장 붓질을 해가며 숨어 있는 지문을 찾기 위해 밤을 새운다.
늦은 밤 홀로 사는 노인이 방 안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죽음의 원인을 밝혀달라고 했다.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한 할머니를 보자 대원들은 안타까움이 먼저 들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사인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이다. 시신의 상태와 구더기 등을 통해 언제 사망했는지를 밝히는 것도 이들의 일이다.
같은 시각, 서울 동작구 주택가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새카맣게 타버린 집 안은 온통 일산화탄소와 잿더미뿐이다. 숭례문, 용산 참사, 현대미술관 신축 공사 화재 현장에도 출동했던 베테랑들이지만 어둠 속에서 발화 원인을 찾기란 쉽지 않다. 하루 종일 걸리는 지루한 작업에 대원들의 속도 타 들어간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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