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44 주민번호 좀 바꿔 주세요.”
지난달 세종시에 자신의 첫 딸 출생신고를 하러 간 박모(34)씨는 딸의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4444’로 이어지자 깜짝 놀랐다. 숫자 4가 4개나 이어져 죽을 사(死)자를 연상케 하자 박씨는 번호변경을 요청했다. 세종시는 곧바로 행정안전부에 이 같은 내용을 통보했고, 행안부는 박씨 딸과 같은 번호가 나오지 않도록 세종시에 추가로 지역번호를 부여, 박씨의 딸은 새로운 주민등록번호를 받게 됐다.
박씨 딸의 주민번호가 4444로 이어진 이유는 지난 7월 1일 세종시가 출범하면서 주민번호 조합규칙이 기존 연기군 때와 달라졌기 때문이다. 현행 주민번호 뒷자리(7자리)는 성별(남자는 3, 여자는 4)과 지역번호(4자리), 신고순서, 검증번호로 구성돼 있다. 이로 인해 세종시 11개 읍ㆍ면에서 태어난 신생여아는 행안부가 부여한 44와 성별 번호 4를 조합하면 뒷자리는 모두 444가 된다. 여기에 조치원, 연기, 연동, 부강, 금남면 등 5개 읍ㆍ면의 고유지역번호 4가 또 다시 붙으면 이 지역 신생여아의 주민번호 끝자리는 모두 4444가 되는 것이다. 세종시는 박씨의 딸과 같은 사례가 2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주민등록번호에 대한 부모 등 친권자의 변경 요청이 있을 경우, 이를 모두 바꿔주기로 했다.
세종=이준호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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