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가 "신라면 광고를 하고 싶다"고 농심에 역제안하며 직접 제작해 배포한 동영상이 유튜브에서 공개된지 4일만에 80만 건의 조회수를 돌파했습니다. 농심은 "싸이의 신라면 블랙컵 광고도 TV방영을 시작해 싸이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싱글벙글입니다.
최근 광고업계에서 최고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모델은 싸이입니다. 싸이는 현재 LG유플러스, 삼성전자, 소니코리아, CJ제일제당, LG패션, 놀부NBG, 농심, 소망화장품 등 분야를 막론하고 10여곳과 계약을 맺었습니다. 현재 하이트진로와도 소주 '참이슬'과 맥주 '드라이피니시d'의 광고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하는데요. 이처럼 싸이를 향한 광고주들의 러브콜이 잇따르면서 1년 전속모델료는 과거 최고액을 기록했던 가수 비의 수준을 넘어 5억~7억원으로 치솟았다고 합니다.
싸이가 뜨면서 광고계의 불문율도 깨지고 있다고 합니다. 우선 문채원, 이민정, 이효리 등 보통 여성 모델이 차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소주 광고에 남성 모델로서 당당히 뽑혔습니다. 이는 싸이가 이달 초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공연도중 소주 '참이슬'1병을 병째 들이켜 하이트진로가 홍보효과를 톡톡히 본 게 작용했다는 후문입니다. 특히 소주와 맥주는 소비자 타깃층이 달라 브랜드 이미지에 혼선을 줄 수 있어 모델을 따로 써왔는데 싸이는 이런 위험마저 극복한 것이죠.
더욱이 CJ제일제당의 숙취해소음료인 '헛개컨디션'광고모델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술 광고와 술 깨는 음료 광고에 한꺼번에 출연하는 사상 초유의 모습까지 빚어지고 있습니다.
광고주들의 명암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놀부 NBG와 CJ제일제당, LG유플러스는 싸이가 월드스타 반열에 오르기 전 혹은 뜬 직후 계약을 맺은 탓에 모델료를 적게 지급하면서도 선점효과를 누렸습니다. 반면 지난해 11월까지 1년 6개월간 싸이를 맥주 '카스'의 모델로 썼던 오비맥주는 계약 연장을 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며, 경쟁사인 하이트 맥주가 싸이를 모델로 영입하는 것을 보며 눈물을 삼켜야 했지요.
광고계의 불문율을 깨는 것이나, 광고주들의 명암이 엇갈리는 것이나 모두 싸이에게 갑자기 한꺼번에 광고가 몰렸기 때문인데요. 너무 겹치기 출연으로 인해 광고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 게 사실이지만, 그런데도 광고주들이 싸이 영입에 공을 들이는 건 어쨌든 그가 '대세'이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선 싸이가 광고모델로서, 이승기나 김연아보다 더 폭발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미 월드스타가 됐기 때문에, 싸이를 통해 해외시장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