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부와 필리핀 최대 이슬람 반군단체인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이 15일 평화협정을 공식 체결했다. BBC 등 외신은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과 MILF 지도자 무라드 에브라힘이 이날 수도 마닐라의 대통령궁에서 기본 평화협정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아키노 대통령은 "평화가 정착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고 감격스러워했으며 에브라힘은 무장항쟁의 종식을 선언했다.
협정의 핵심 내용은 반군 거점인 남부 민다나오섬에 독립국가를 건설하는 대신 이슬람 자치지역인 방사모르주를 신설하는 것이다. 필리핀 남부에 모여 사는 이슬람 세력은 1970년대 초부터 반군 활동을 하며, 국민 대다수가 기독교를 믿는 필리핀으로부터 독립을 요구해왔다. 전체 국토의 약 10%에 달하는 방사모르주는 과세권 등 상당 수준의 자치권을 인정받지만 국방ㆍ안보ㆍ외교ㆍ통화정책은 필리핀 정부가 관장한다. 양측의 합의를 중재한 말레이시아는 필리핀 남부의 경제 발전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 40년간 독립을 요구하는 반군과 이를 저지하려는 정부군의 무력 충돌로 필리핀에서는 17만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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